[사설] 바이든 시대, 한반도 평화 위한 '협력' 기대한다

한겨레 입력 2021. 1. 21. 07:36 수정 2021. 1. 2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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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21일 새벽(현지시각 20일 정오) 취임했다.

혼돈과 분열의 트럼프 시대 4년을 힘겹게 밀어낸 '바이든 시대'의 개막은 여느 미국 대통령 취임과는 의미가 다르다.

동맹 회복과 미국의 귀환을 다짐해온 바이든 대통령이 전세계와 함께 코로나19와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협력의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많은 이들이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바이든은 취임 직후 파리기후협정에 복귀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이 다시 시작되었다는 신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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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취임]'트럼프 시대' 분열 치유·미국 재건 과제
코로나·기후 등에서 '국제협력' 복원해야
한·미 새 외교팀, 북 현안 긴밀한 공조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이 20일 취임식을 마친 뒤 백악관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21일 새벽(현지시각 20일 정오) 취임했다. 혼돈과 분열의 트럼프 시대 4년을 힘겹게 밀어낸 ‘바이든 시대’의 개막은 여느 미국 대통령 취임과는 의미가 다르다. 국내적으로는 상처와 분열을 치유하고 망가진 미국을 재건하는 과제, 국제적으로는 트럼프 시대의 ‘미국 우선주의’와 결별하고 책임 있는 리더십을 회복해야 할 무거운 의무가 그의 어깨 위에 놓여 있다. 동맹 회복과 미국의 귀환을 다짐해온 바이든 대통령이 전세계와 함께 코로나19와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협력의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많은 이들이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취임식은 코로나19 대유행과 무장세력 공격의 우려 속에 2만5천여명 주방위군이 동원된 군사작전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미국의 어두운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바이든 대통령은 2주 전 트럼프 지지자들이 난입했던 바로 그 의회의사당에서 취임선서와 연설을 하면서 ‘단합과 치유’를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위기와 도전의 역사적 순간이다. 통합만이 성공을 향한 길”이라며, “나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을 맹세한다”고 했다.

그는 전세계를 향해 “우리는 동맹을 복원하고 다시 세계와 관여할 것”이라며 “평화와 발전, 안보의 강력하고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단순히 힘의 과시가 아니라 모범의 힘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취임 직후 파리기후협정에 복귀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이 다시 시작되었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는 트럼프의 일방주의 외교와 철저히 단절하고 다자주의와 동맹 복원으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TO)와 유엔인권위원회에 복귀하고 취임 100일 안에 민주주의 국가들의 정상회의를 열겠다고 예고하는 등 민주·인권에 기반한 국제 규범 준수 의지도 강조하고 있다. ‘돌아온 미국’의 리더십이 강대국 패권 추구가 아닌, 코로나19와 기후변화, 경제위기 등 세계 공통의 난제를 협력을 통해 극복하는 방향으로 향해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에 큰 변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한국의 세심한 전략과 복합적이고 역동적인 외교가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토니 블링컨 새 국무장관 지명자는 19일 인준청문회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대북 정책과 접근법 전반을 점검할 생각이다”라며 “동맹과 파트너, 특히 한국과 일본 등과 긴밀히 상의하고 모든 권유를 살펴보는 것에서 출발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기자회견에서 북-미 대화가 싱가포르 선언을 기초로 진전되어야 한다고 제안한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의 외교적 노력과 전략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문 대통령은 20일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전격 지명했다. 2018년 봄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정 전 실장의 기용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의 ‘톱다운’ 대북 외교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 시기 한-미 공조를 주도한 정 전 실장 기용이 어떤 신호를 줄지 의아해하는 반응도 있다. 정의용 후보자가 국제 정세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 한국의 주도적 역할과 한반도 평화 진전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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