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엔 정차하지 않겠습니다 [편파적인 씨네리뷰]
[스포츠경향]

■편파적인 한줄평 : 내리면 후회할 수도.
여유가 있어도 이번 역에선 정차하지 않는 게 좋겠다. ‘클리셰’ 투성이에 구성도 아마추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리면 후회할 수도 있는 영화 ‘간이역’(감독 김정민)이다.
‘간이역’은 기억을 잃어가는 순간에도 사랑만큼은 지키고 싶은 남자 ‘승현’(김동준)과 남은 시간 그를 지켜주고 싶은 여자 ‘지아’(김재경)가 마지막까지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멜로물이다.

기대는 없었지만, 기준엔 미달인 매무새다. 치장에만 잔뜩 공들인 나머지 정작 중요한 기본은 챙기지 못한다. 문제는 단연코 메가폰이다. 어디서 본 듯한 멜로물 중요 요소들을 조각보처럼 기워 엮는다. 흐름을 맞추지도 않는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으로 선로가 툭툭 끊기는 구간이 생긴다.
가장 심각한 건 인물들의 감정선에 깊이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클리셰를 뒤섞어놓으면서 캐릭터의 전사와 특징을 차곡차곡 쌓진 못한 듯 하다. 애인이 있던 ‘지아’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 돌연 고향으로 내려와 ‘승현’에게 다가가는 과정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질 않고, ‘승현’이 자신의 비밀을 공개하며 지아에게 구애하는 심경엔 공감이 가질 않는다. 둘 다 지병이 있다는 설정은 너무나도 뜬금없는 타이밍에 튀어나온다. 두 사람이 절절하게 울어도 객석은 멀뚱멀뚱 바라볼 수밖에 없다. 멜로물로선 최악의 구멍이다.
뼈대가 엉망이니 배우가 제 아무리 좋은 연기를 펼친다고 해도 빛날 순 없다. ‘아이돌’ 꼬리표를 떼고 멜로 연기에 도전한 김동준과 김재경은 수려한 외모로 눈은 진정시킬 지언정 연기로선 보는 이를 설득시키질 못한다. 캐릭터의 행동에 당위성이 없으니 감정선을 가늠해 연기하기도 어려웠을 터다. 아이돌들의 추석 특집 예능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갑자기 튀어나온 에일리도 가수로서 실제 이미지와 캐릭터가 겹쳐 몰입을 방해한다. 특별출연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
그나마 윤유선, 허정민, 진예솔이 안정된 연기톤으로 양념을 치려하지만, 그들이 맡은 인물들이 도구적으로만 배치된 터라 큰 힘을 발휘하진 못한다. 제작진이 ‘지금, 만나러 갑니다’ ‘유열의 음악앨범’을 잇는 감성 멜로라고 장담한 게 무색할 정도다. 굳이 미덕을 하나 꼽아야 한다면 뮤직비디오처럼 예쁘기만 한 장면들이다. 다음 달 개봉.
■고구마지수 : 3개
■수면제지수 : 2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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