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록 "인생작 만난 지난해..올해도 열심히 연기하고 망가질 것" [인터뷰]

김보영 2021. 1.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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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B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도전에 대한 갈증이 컸던 그는 악역 사이코패스로 시작해 ‘황후의 품격’에선 미워할 수 없는 ‘매운맛’ 황제 이혁을, ‘퍼퓸’을 통해 판타지 로맨스를 선보이다 ‘배가본드’를 거쳐 타임크로싱 드라마 ‘카이로스’를 통해 어떤 소재도 맞춤으로 표현해낼 수 있는 진정한 ‘장르킹’이 됐다.

지난 연말 호평 속에 종영한 MBC 월화극 ‘카이로스’는 배우 신성록에게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에 남았다. ‘타임 크로싱’이란 새로운 소재부터 바뀐 시점에 맞춰 1인 2역에 가깝게 보여줘야 했던 상이한 내면 연기 등 모든 것이 그에게 도전의 연속이었다. 높지 않은 화제성에 3%대 아쉬운 시청률로 막을 내렸지만, 시청자들에게만큼은 ‘웰메이드’란 찬사를 받을 정도로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한 작품이었다.

특히 냉정하고 이성적인 워커홀릭과 들끓는 부성애의 경계를 오간 신성록의 열연은 호평 일색이었다. 악역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던 과거와 전혀 다른 결로 한층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는 반응들이다. 지난해부터 고정 출연 중인 예능 ‘집사부일체’에서는 솔직 털털한 ‘OFF’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지고 있으며 뮤지컬 배우로서도 팔색조같은 모습으로 꾸준히 대중과 소통 중이다.

신성록은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집사부일체’와 ‘카이로스’로 받은 사랑에 대한 소감과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 등을 가감없이 털어놨다. 그는 “끝까지 저희 작품을 놓지 않고 봐주시고 좋은 평가를 내려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는 마음”이라며 “함께한 배우들과 연출님들, 작가님이 함께 인생작을 만들어주신 것 같다. 꼭 언젠가는 다시 만나 싶을 정도로 고마운 작업이었다”라고 ‘카이로스’를 만난 심정을 회고했다.

신성록은 ‘카이로스’에서 딸의 유괴로 인생 전체가 송두리째 흔들린 남자 김서진 역을 맡아 내공을 발휘했다. 건설회사 이사로서 냉정하고 이성적인 모습과 한 달 만에 딸이 유괴당한 뒤 모든 것을 잃고 후회에 휩싸인 아버지의 모습을 극명히 다르게 보여줘 ‘1인 2역’ 같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신성록은 “저희 작품은 어떻게 보면 좀 어려웠다”며 “어느 순간만 놓치면 작품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연기를 하는 저희 역시 계속 서로 자문을 구하고 ‘이게 맞는 거야? 저게 맞는 거야?’ 토론을 하면서 찍을 정도로 굉장히 좀 어려운 작품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장르 자체가 어려운 점이 있지만, 꼬아 놨을 때 그것을 풀어 나가는 재미가 큰 작품 구조인 만큼 어쩔 수 없었다는 점 이해해주시길 바란다”며 “저희는 조금 더 큰 반전, 조금 더 완성도 있는 것들을 선택하기 위해서 이런 지점을 해 나갔다는 부분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과거와 현재 주인공의 상반된 내면을 연기하는 점은 어떻게 다가왔을까. 신성록은 “기본적으로 김서진이라는 인물의 캐릭터를 평상시의 모습으로 생각해보았다”고 답하며 “어렸을때 붕괴 된 건물에서 오랫동안 갇혔다가 구조 되고 그 일로 아버지도 잃었기 때문에 그런 트라우마가 강력하게 있지만 사회에서 성공하고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굉장히 내적으로 단단하고 냉철하게 살았고, 그렇기 때문에 이자리까지 왔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떠올렸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이어 “그러나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아이와 와이프가 유괴돼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때는 굉장히 흔들리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게 맞는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연기를 했다”며 “1인 2역같은 부분이 힘들다기보단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복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그동안은 단편적인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많았기 때문에 2가지 인물의 상황을 동시에 연기하고 보여 드릴 수 있다는 자체가 즐겁고 기억에 남았다”고 덧붙였다.

이세영, 안보현, 남규리, 강승윤 등 함께한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이세영 배우 같은 경우는 6년 전 처음 작품으로 만났을 때는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서의 자리를 잡아가던 과정이였기에 두렵기도 하고 겁도 나는 시기였을 거다. 그러나 이번에 만났을 때는 주연 배우로서 완벽히 성장해 어떤 도움 없이 극을 이끌고 저 또한 기댈 수 있는 부분을 많이 보여줘서 프로페셔널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동생으로서는 기특하고 동료로서는 대단하고 배울점이 많은 후배라고 생각한다. 6년 만에 만났는데도 너무 친근하기 때문에 언제 만나도 반갑고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안보현에 대해서는 “배우려는 자세, 언제나 열려있는 귀, 토론에서 뭔가 해내고 싶어하는 마음, 작품에 임하는 자세 등 적극적인 모습이 너무 좋았던 친구다. 자기관리도 잘하고 배울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계속 같이 작업을 하고싶은 친구”라고 회상했고 남규리에 대해서는 “아이를 잃고 슬픔에 빠져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말을 많이 아끼고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쓰러우면서도, 굉장히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신구 선생님은 너무 존경하는 선생님이시다. 언제나 굉장한 연기력을 보여주시는데, 특히 화를 갑자기 내시는 장면에서는 깜짝 놀랄 정도로 넘치는 힘을 보여주시기도 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의 롤모델이 선생님일 정도로, 지금 연배에 연극도 하시고 연기도 하시고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예능에선 ‘빙구미’와 ‘투머치토커’ 담당으로 활약이 큰 그다. 지난해 새 멤버로 합류했지만 어색함 없이 멤버들과의 케미에 스며드는 스펀지같은 모습과 솔직함으로 호감을 샀다. 지난 연말 SBS 연예대상에선 ‘집사부일체’로 첫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트로피를 품에 안는 경사도 이뤘다.

신성록은 “연기와 예능을 병행하는 것은 저에게 새로운 도전이었기에 가장 기억에 남을 그런 한 해였다”라며 “너무 즐거워서 계속하고 싶기 때문에 제 인생에 변화를 준 새로운 한 해로 기억이 남을 거 같습니다. 예전에는 연기와 예능을 병행하는 부담이 조금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없다. 예능에서만큼은 정말 열심히 망가지고 웃겨드리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배우로서는 제가 작품에서 연기를 잘한다면 보시는 분들 또한 예능 이미지를 연결해서 보지 않고 배우로서의 연기를 따로 평가 해주실 것 같아서 그런 부분에 대한 걱정은 이젠 없는 거 같다”며 “그래서 연기는 연기대로, 예능은 예능대로 잘 해내면 시청자 여러분들이 박수를 쳐 주실 거 같다”는 소신도 덧붙였다.

향후 계획과 소망도 전했다. 그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공연계 상황이 좋아져서 좀 했으면 좋겠다”라며 “올해도 예능인으로서 배우로서 또 다양하고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막연하지만 가족과 함께 즐기고 싶고, 가족이 행복하다면 그게 또 제 행복일 거 같아요. 그냥 다른 거 없습니다. 그냥 잘 늙어가고 제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만족감 느끼고 그렇게 살고 싶어요. 어떤 특별한 목표는 없습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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