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개막-⑤] 여성·흑인·성소수자..가장 美다운 '멜팅팟' 내각

김정한 기자 2021. 1. 21.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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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재무장관, 흑인 국방장관, 여성·흑인·인도계 부통령 등 포진
다양성 대의명분 챙기고 오바마 행정부 인사 등용 전문성도 추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일 출범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내각에는 다양한 출신과 배경의 구성원과 함께 '사상 최초'라는 수식어를 단 화제의 인물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미국 역대 정권 중 가장 다양성이 풍부한 내각이다. 미국 사회를 치유와 화합으로 이끌겠다는 그의 대선 공약을 반영한 결과다.

또 다른 특징은 내각 구성원 대부분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에서 일했던 경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내각 명단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이번 내각 인선에 대해 민주당 내 진보 세력 사이에서는 다양성이 여전히 약간은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인사들을 대거 등용한 점에 대해서는 돌려먹기식 '회전문 인사'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내각 구성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바이든 대통령이 다양성이라는 대의명분을 챙기면서 전문성이라는 실용주의를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크게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전체적인 분포를 살펴보면 장관 15명과 주요 고위급 인사 6명 등 총 21명 중 백인이 총 10명(남: 6명, 여: 4명)이다. 흑인은 5명(남성: 2, 여성: 3), 히스패닉계는 4명(남성: 3, 여성: 1), 이 밖에 북미 원주민 여성과 인도계 여성이 각각 1명이다.

성별로는 남성 11명(52.4%), 여성 10명(47.6%)으로 얼추 균형을 맞췄다. 백인과 유색인종도 각각 47.6%와 52.4%로 거의 비슷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을 재무부장관에 지명했다. © 로이터=뉴스1

최초의 타이틀을 달게 된 사람도 많다. 재닛 옐런은 첫 여성 재무장관 지명자다. 또한 로이드 오스틴은 첫 흑인 국방장관에, 뎁 할랜드는 첫 북미 원주민 출신 내무장관에, 하비에르 베세라는 첫 히스패닉계 보건복지부 장관에 지명됐다.

이 밖에도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가 첫 히스패닉계 이민자 출신의 국토안보장관에, 세실리아 루즈가 첫 흑인 경제자문위원장에, 에이브랄 헤인즈가 첫 여성 국가정보국(DNI) 국장에, 마이클 리건이 첫 흑인 환경보호청(EPA) 청장에, 나라 탄덴이 첫 유색인종 예산관리국장에 오른다. 피트 부티지지가 첫 성소수자로 교통부장관에 발탁된 점도 주목을 끈다.

백악관 참모 11명 중에서는 캐서린 타이(중국계 여성, 첫 유색인종 무역대표부 대표), 수전 라이스(흑인 여성), 세드릭 리치몬드(흑인 남성) 등 3명이 눈에 띈다. 다만 나머지 8명이 여전히 백인(남: 5, 여: 3)인 점은 다소 아쉽다.

그 외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인 윌리엄 번즈와 기후 특사 지명자인 존 케리는 둘 다 백인 남성이다.

한편, 질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영부인의 백악관 참모진 중에 한국계 여성 지나 리가 일정 담당 국장으로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 AFP=뉴스1

주요 인사 중 다수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국무차관으로 활약했다. 톰 빌색 농무장관 지명자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농무장관을 지낸 베테랑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데니스 맥도너는 보훈부 장관에 발탁됐다. 수전 라이스 국내정책위원회(DPC) 국장 지명자도 전 국가안보보좌관 출신이다. 케리 기후특사도 국무장관을 지냈다.

바이든 내각 구성의 정점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다. 그는 최초의 여성 부통령, 최초의 흑인 부통령, 최초의 인도계 부통령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다양한 문화와 종교를 배경으로 한 그는 바이든 시대의 시대정신을 집약한 인물로도 손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의 각료 인사에서 흑인과 소수민족의 기용 확대는 구색 맞추기에 그쳤던 역대 정권의 내각 인사와 가장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백인 남성 주류의 시대를 끝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여성들이 요직에 대거 진출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인 바이드노믹스를 쌍끌이할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이 모든 면을 종합해볼 때, 바이든 대통령의 내각이 트럼프 시대의 백인 남성 일색에서 벗어났음은 물론, 역대 가장 미국다운 '멜팅팟'(용광로) 내각이라고 평가받는 데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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