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 브로커K 누구길래?..자취 감추자, 中 상표 피해 확 줄었다

이현승 기자 2021. 1. 2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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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중국 상표 브로커 K씨, 작년 상표권 출원 0건 자회사 8개 만들어 상표권 761개 출원→합의금 요구中 당국 짝퉁 단속 강화 영향특허청 공동대응 성과도수제버거로 유명한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 M사는 자사 대표 상품의 상표권이 중국에서 무단 선점된 사실을 2017년 알게 됐다.

K씨는 한국 프랜차이즈 기업의 상표권을 건당 30만원을 주고 중국 당국에 매년 수십개씩 출원을 한 뒤 해당 기업에 수억원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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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중국 상표 브로커 K씨, 작년 상표권 출원 0건
자회사 8개 만들어 상표권 761개 출원→합의금 요구
中 당국 짝퉁 단속 강화 영향…특허청 공동대응 성과도

수제버거로 유명한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 M사는 자사 대표 상품의 상표권이 중국에서 무단 선점된 사실을 2017년 알게 됐다. 이 제품은 2005년 출시된 뒤 매출의 50%를 책임진 주력상품. 알고보니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 악명 높은 상표 브로커 K씨의 소행이었다. M사는 상표권에 대한 무효심판을 제기했고 2018년 말 승소했다.

중국 상표 브로커는 한국 기업의 유명 상표를 중국 당국에 미리 등록한 뒤 해당 브랜드가 중국에 진출하면 소송을 걸어 거액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2004년부터 본격 활동을 시작했고 그 중심에는 기업형 상표 브로커 K씨가 있다. K씨는 본인 명의로 상표권을 등록하는 것을 넘어 8개의 자회사를 설립해 해당 회사 명의로 상표권을 무더기로 선점했다.

중국 상표 브로커에 의한 한국 기업 피해 사례. / 그래픽=김란희

그동안 K씨의 타깃이 된 기업에는 CJ제일제당(097950), 오뚜기(007310), SPC, BHC치킨 등 주요 식품 기업 부터 중소 외식 프랜차이즈가 대거 포함 됐다. 이들 기업은 이의신청, 소송 제기로 권리를 되찾거나 중국 브로커가 상표권을 등록하지 않은 품목의 제품을 출시해 직접적인 마찰을 피했다.

21일 특허청에 따르면 K씨의 활동은 작년 멈췄다. K씨는 한국 프랜차이즈 기업의 상표권을 건당 30만원을 주고 중국 당국에 매년 수십개씩 출원을 한 뒤 해당 기업에 수억원을 요구해왔다. 2018년 말 기준으로 개인과 법인 명의로 등록한 건수가 761건에 달했다.

그런데 신규 등록 건수가 2018년 105건을 정점으로 2019년 7건으로 줄었고 작년엔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K씨가 자취를 감추면서 중국 상표 브로커에 따른 한국 기업의 피해건수도 급격히 감소했다. 2018년 1142건에서 2019년 738건, 2020년 488건으로 2년 새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K씨가 자취를 감춘 건 중국 당국의 짝퉁 단속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세계 최대 짝퉁 제조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2017년 상표 심사기준을 개정, 상표 브로커 행위를 단속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2019년 11월부터 시행한 상표법 개정안에선 사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상표 출원을 거절 또는 무효화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허청이 지난 2016년부터 피해기업을 모아 공동 대응을 진행한 건이 중국 법원에서 승소한 사례도 늘고 있다. 2017년 한국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8곳이 함께 모여 중국 상표 브로커를 상대로 상표권 무효 심판을 제기해 이듬해 승소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작년 기준으로도 한국 기업들은 53건의 상표권 소송을 제기해 전부 승소했다.

개별기업이 소송을 제기할 때보다 상표 브로커의 악의성이 쉽게 인정되어 승소율이 높아졌다고 특허청은 설명했다.

일각에선 상표 브로커 행위를 업(業)으로 삼는 사람들이 아예 자취를 감췄다기 보다는 규제 강화 방침에 몸을 낮추고 있으며 기존에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한 기업을 대상으로 항소하거나 무효심판 청구를 통해 권리가 없어진 상표를 찾아내 재출원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브로커들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 소비자들의 여론에 취약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소송이 길어질수록 한국 기업들이 움츠러들고, 이기든 지든 대외적으로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최대한 오래 끌어 합의금을 받아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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