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 잃은 호세 퀸타나, LAA서 반등할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퀸타나가 새 환경에서 반등에 도전한다.
LA 에인절스는 1월 20일(한국시간) 베테랑 좌완 호세 퀸타나와 계약에 합의했다. 1년 800만 달러의 단년 계약. 선발진에 대한 고민을 늘 안고있는 에인절스는 베테랑 투수를 영입해 로테이션을 보강했다. 퀸타나는 딜런 번디, 앤드류 히니, 그리핀 캐닝, 오타니 쇼헤이 등과 함께 2021시즌 에인절스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전망이다.
퀸타나는 최근 쉽지 않은 시즌들을 보냈다. 완전히 무너졌다고 평가할만한 시즌은 없었지만 성적이 하락한 것은 확연했다. 도시를 옮기지 않고 팀만 옮겼지만 같은 도시 내의 두 팀에서 활약은 명확하게 차이가 났다.
콜롬비아 출신 1989년생 퀸타나는 2012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TOP 100 수준의 특급 유망주로 평가받은 투수는 아니었고 마이너리그에서는 상위 레벨 경력이 굉장히 짧았다. 루키리그와 싱글A에서 6년을 보낸 뒤 2012년 더블A 무대를 처음 밟았고 그 해 트리플A를 거치지 않고 빅리그에 데뷔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91경기 300이닝, 19승 11패, 평균자책점 2.76.
빅리그에 데뷔한 퀸타나는 직전 시즌까지 싱글A 선수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순식간에 적응해나갔다. 데뷔시즌 25경기 136.1이닝을 투구하며 6승 6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고 2013년 곧바로 풀타임 선발투수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그리고 2013-2016시즌 4년 연속 200이닝 이상-3점대 초중반의 평균자책점을 달성했다. 4년 동안 40승을 올리기도 했다.
마크 벌리를 떠올리게 하는 꾸준함을 보인 퀸타나는 주가가 치솟았다. 그리고 2017시즌 18경기 104.1이닝, 4승 8패, 평균자책점 4.49로 데뷔 후 가장 부진했지만 시카고 컵스의 러브콜을 받아 트레이드됐다. 당시 퀸타나와 유니폼을 바꿔입은 선수는 현재 화이트삭스 타선의 핵심 멤버가 된 엘로이 히메네즈다.
퀸타나는 2017년 컵스 이적 후 14경기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3.74로 반등에 성공했고 컵스의 선택은 성공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2018시즌 174.1이닝, 13승 11패, 평균자책점 4.03을 기록한 후 2019시즌에는 171이닝, 13승 9패, 평균자책점 4.68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4경기 10이닝,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고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시즌을 짧게 마쳤다.
화이트삭스에서 172경기 1,055.1이닝,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한 퀸타나는 컵스에서 82경기 439.2이닝,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컵스의 전력이 더 강했던 만큼 승수는 더 수월하게 쌓았지만 승수 외의 성적은 모두 떨어졌다.
원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아니지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약 1마일 정도 떨어졌고 구위도 나빠졌다. 화이트삭스 시절 낙폭이 약 13-14인치였던 패스트볼은 2018시즌부터 16인치 이상으로 커졌고 2020시즌에는 18인치까지 늘어났다. 점점 더 '힘없이 들어가는' 패스트볼로 변하고 있다. 패스트볼의 힘이 떨어지자 다른 구종들의 위력도 줄어들고 있다.
공의 위력이 줄자 타구는 더 강하게 뻗어나가고 있다. 2017시즌까지 시속 87-88마일 정도였던 평균 허용 타구속도는 2018시즌 시속 89.4마일로 늘었고 2019시즌부터는 시속 90마일 이상으로 올랐다. 32-25%대에 머물던 강한타구 허용 비율도 2018시즌부터는 37% 이상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퀸타나의 이같은 하락이 부상 없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2020시즌에는 부상이 있었지만 2019시즌까지는 건강한 투수였다. 몸에 이상이 없는데 공이 나빠지고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노쇠화의 조짐으로 볼 수도 있다. 1989년생인 퀸타나는 곧 32세가 된다. 노장 반열에 들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30대 전후로 급격히 기량이 저하되는 선수는 얼마든지 있다.
1년 800만 달러의 규모가 말해주듯 에인절스 역시 퀸타나에게 화이트삭스 시절의 기량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투수들의 기량보다도 건강이 늘 걱정인 에인절스는 퀸타나가 건강하게 컵스에서 거둔 성적 정도만 내줘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다만 퀸타나 입장에서는 이전 3시즌과는 다른 반전을 보여야 다음 오프시즌 다시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
꾸준함을 가진 '계산이 서는 투수'였던 퀸타나는 이제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과연 퀸타나가 다시 돌아온 아메리칸리그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호세 퀸타나)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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