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umer Journal] No Brand, 장바구니 거품 뺐다..갓성비로 발길 잡았다

김기정 2021. 1. 21.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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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슈퍼마켓 '노브랜드'
우유 30%, 물티슈 25% 등
최저가 자체상품으로 입소문
매년 100여개 신상품 내놓고
매장엔 1300여 생필품 갖춰
마케팅 등 비용은 대폭 줄이고
소규모 제조사 찾아 가격 낮춰
이마트 초저가 슈퍼마켓인 '노브랜드'의 우유 굿밀크(1ℓ)는 지난해 1100만ℓ가 넘게 팔릴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디자인 비용, 광고비를 모두 제외하고 상품 본질에 집중해 가격을 낮춘 것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주요 우유 브랜드와 직접적으로 비교하면 가격 차이를 크게 실감할 수 있다. 기존 우유보다 30% 이상 저렴한 가격(1480원)으로 가성비 좋은 우유로 소비자에게 입소문이 났다. 이마트는 저렴하고 품질 좋은 우유를 만들기 위해 메이저 제조사보다는 규모가 작은 협동조합 제조사를 물색했다. 많은 노력 끝에 품질로 유명한 부산우유를 찾아냈고, 다른 브랜드 우유보다 저렴한 노브랜드 굿밀크를 출시할 수 있었다.

가성비를 앞세운 '노브랜드'의 인기가 뜨겁다. 브랜드 비용을 뺀 만큼 가격 거품도 빼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노브랜드는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라는 한 마디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상품 개발 시작부터 판매까지 소비자를 중심에 뒀다. 물티슈, 과자 등 생활에 필요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출시했고, 소비자물가 안정에 기여하며 다양한 스타상품을 탄생시켰다.

노브랜드는 일반 상품 대비 30% 이상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많은 고객에게 인기를 끌었고, 궁극적으로 고객의 삶을 향상시키며 대한민국 물가 지킴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노브랜드 여의도점에서 매니저가 닭꼬치를 진열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이마트]
매년 100가지가 넘는 신상품이 출시되는 노브랜드는 현재 약 1300가지 상품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해 노브랜드 판매 순위를 봐도 물, 우유, 계란, 두부, 생활용품 등 전반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인기를 얻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노브랜드 닭꼬치는 한 해 200만개 이상 팔리며 매출이 220억원 고지를 넘었다. 출시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등극한 것이다. 노브랜드 닭꼬치는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먹방' 소재로 활발히 회자되며 저렴한 가격, 국내 소비자 입맛을 고려한 숯불구이 방식과 소스 등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가격은 800g(20꼬치)에 1만2980원으로, 개당 650원이 채 안 되는 셈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닭꼬치가 2000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3분의 1 가격이다.

노브랜드를 대표하는 물가 안정 상품인 '노브랜드 물티슈' 역시 매출에 날개를 달았다.

노브랜드 물티슈는 사무용이나 청소용으로 쓰는 상품에는 기본적인 기능과 함께 최근에는 반려동물 인구가 늘면서 반려견 용변 때 사용할 수 있는 저렴한 물티슈 수요가 크다는 점도 고려했다.

현재 판매되는 물티슈의 대부분은 ㎡당 45g 수준의 두께(평량)로 제작되는데, 두께를 최대한 줄이면서 소비자에게 사용감과 기능 면에서 뒤떨어지지 않는 품질을 갖추는 게 관건이었다. 이마트와 '한울생약'은 6개월간의 개발 끝에 두께를 ㎡당 32g까지 줄이면서 소비자가 실제 사용할 때 불편함이 없는 노브랜드 물티슈를 개발했다. 가격 역시 700원으로 현재 판매하는 100매입 물티슈 중 최저가 수준이다. 타 유통업체의 저가형 물티슈를 찾아봐도 가격은 980원으로, 노브랜드에 비해 25%가량 비싸다.

노브랜드 물티슈는 가성비로 입소문을 타며 2015년 출시 후 6개월 동안 매출 23억원을 올린 데 이어 2017년에는 매출 49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매출 110억원을 넘기는 등 3년 만에 2배가 넘는 큰 성장을 이뤄내기도 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매출이 1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14%가량 매출이 신장한 셈이다.

노브랜드의 다른 상품들도 타 브랜드 대비 가격이 저렴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980원이란 파격적인 가격으로 주목을 받은 노브랜드 생수는 타 브랜드 상품에 비해 2배 이상 저렴한 가격을 선보이며 생필품 물가 안정이란 역할을 충실히 했다. 매년 두 자릿수 넘게 신장한 노브랜드 생수는 작년에도 15%가량 성장해 6500만ℓ 넘게 팔리며 고객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외에 좋은 품질에 가격까지 뛰어난 노브랜드 화장지는 타 브랜드에 비해 30% 이상, 닭가슴살은 타 브랜드에 비해 20% 가까이 저렴하다.

자연스레 노브랜드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노브랜드 전문점은 2020년 3개 분기(1~9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고무적인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 1분기 25억원의 첫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는 55억원, 3분기에는 67억원 흑자를 달성하며 수익성을 확대하고 있다.

노병간 노브랜드 가공개발팀장은 "노브랜드는 일반 브랜드 상품과 달리 마케팅 등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고, 고객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품질과 가격 두 가지만 남겨 두었다"며 "노브랜드는 실생활에 가장 밀접한 상품을 우선적으로 출시해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는 데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노브랜드는…

노브랜드는 오프라인 매장 중 가장 성공한 모델로 꼽히는 유럽의 할인매장 '알디(Aldi)'와 '리들(Lidl)'의 벤치마킹 형태이다. 알디와 리들이 온라인 유통업체의 공세 속에서도 성공을 거둔 이유는 가성비를 기반으로 한 소품종 초저가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노브랜드는 '하드디스카운트 스토어(초저가 슈퍼마켓)'라는 업태를 대한민국에 처음 선보였다. 낯선 업태가 단 5년 만에 이렇게 급성장할 수 있었던 원인은 바로 '고객의 신뢰'였다. 가성비로 소문난 노브랜드가 품질 면에서도 좋은 평점을 받고 고객 신뢰를 얻으면서 대한민국 장바구니 가격의 표준이 됐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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