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만지고 즐기는 '가전쇼핑의 맛'..오프라인에만 있다

김기정 2021. 1. 21.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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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김진호 잠실점 지점장
부담 느껴지는 부분 줄이고
제품 코너에 유명 카페까지
휴식·체험 가능한 공간으로
39세 늦깎이로 입사했지만
고객 의견 '경청'하며 변화
비대면 쇼핑 홍수 이겨내고
매장 매출 30%나 끌어올려
24일까지 오픈 1주년 행사
"구매 목적 없이 가전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은 드물어요. 구매에 대한 부담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매장을 만들자는 역발상이 통했죠."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의 김진호 지점장은 온라인 공세 속에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을 30% 이상 끌어올린 비결로 메가스토어의 '역발상'을 꼽았다. 메가스토어는 지난해 1월 롯데하이마트가 처음으로 선보인 초대형 라이프스타일 매장이다. 김 지점장은 제조업체의 판촉사원으로 일하다 하이마트에 39세의 늦은 나이에 입사했지만 능력을 인정받아 초고속으로 지점장이 됐다.

롯데그룹에서 큰 성과를 낸 직원에게 주는 '베스트 세일즈 어워즈'를 두 차례나 받고, 회사에서 주는 공로상도 받을 만큼 경영 성과가 탁월하다. 잠실점은 오픈 1주년을 맞아 이달 24일까지 단독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메가스토어 잠실점을 이끌고 있는 김진호 지점장을 만나 행사 내용과 오프라인 가전 매장의 매출 상승 비결에 대해 들었다.

―지금 어떤 행사를 진행하고 있나.

▷메가스토어 잠실점 오픈 1주년을 맞아 준비한 돌잔치다. 이달 24일까지 진행한다. 대형 가전, 중·소형 가전, 정보기술(IT) 가전 등 기획 모델을 할인 판매하고, 매일 오후 5시 정각에 에어프라이어, 전기밥솥, 와인셀러를 각각 1000원, 1만원, 2만원에 한정수량 판매하는 타임 세일도 진행한다. 그 외에도 행사 카드로 결제하면 구매 금액대에 따라 15만원부터 최대 90만원까지 현금으로 돌려주거나, 브랜드에 따라 엘포인트(L.POINT)를 최대 70만포인트까지 추가로 주기도 한다. 이 밖에도 제휴카드로 결제하면 무이자 혜택, 혼수세트를 구매하면 금액대별로 추가 할인 혜택이 있다.

―메가스토어는 일반 매장과 어떻게 다른가.

▷오프라인의 강점인 '체험'을 강화했다. 프리미엄 전자제품을 쉽게 체험하며, 휴식과 문화 생활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누구나 쇼핑을 즐기고, 편하게 머물며 놀다 갈 수 있도록 매장에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잠실점을 시작으로 수원, 안산선부, 울산, 발산, 마산, 상남에 메가스토어를 열었다. 올해는 2월 제주 지역과 3월 경북 지역을 포함해 10여 개 메가스토어를 오픈할 계획이다.

―메가스토어 1호 매장인 잠실점의 특징은.

▷연면적 7431㎡(약 2248평)의 2층 매장으로 축구장 1개 규모다. 1층에는 가전 매장에 있을 것이라 생각 못하는 요트, 캠핑용 카라반부터 전문 가전 매장에 걸맞은 하이엔드급 프리미엄 오디오 청음실, 1인 미디어존 같은 디지털 장비까지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SNS에서 핫플레이스로 유명한 카페도 만나볼 수 있고, 넓고 쾌적한 모바일, PC 코너에서 신제품을 체험하며 재미와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2층에는 여러 브랜드의 프리미엄 가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몄다.

―대형 TV, 4도어 냉장고 등 프리미엄 가전들을 2층으로 올렸다.

▷이유는 '집객'이다. 1층이 가진 매력에 이끌려 소비자들이 2층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다. 물론 파격적인 매장 구성은 초반 기획 단계에서 내부 구성원들로부터도 많은 질문을 받았다. 고객 유동성이 가장 높은 1층에 대형 가전과 프리미엄 가전 등 이른바 '잘 팔리는 상품'을 진열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긴 논의 끝에 나온 결과물이 1층 한가운데 천장을 뚫고 설치한 에스컬레이터와 주변에 조성한 휴식공간이다. 1층에서 여러 콘텐츠를 즐긴 후 매장 한가운데 있는 휴식공간에서 잠시 숨을 돌렸다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시원하게 탁 트인 인테리어와 함께 자연스럽게 2층 프리미엄 브랜드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탁 트인 구조로 만들어진 에스컬레이터와 주변 휴식공간은 메가스토어의 브랜드 정체성을 잘 표현한 포인트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성과가 있었는지.

▷물론이다. 지난해 1월 리뉴얼 오픈 이후 1년간 매출이 이전보다 30% 늘었다. 또한 2층에 집중 배치한 프리미엄 상품 매출 비중이 리뉴얼 전 1년간보다 30%포인트 늘었다. 이는 매장 전체 매출 중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부담 없이 편하게 와서 즐길 수 있는 매장이라는 콘셉트가 주효했다고 본다. 가전 매장에 뚜렷한 구매 목적 없이 방문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고객이 매장에 방문하면서 느낄 수 있는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재미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했다. 카페와 휴식공간을 조성하고, 코너들도 체험 공간으로 조성했다.

―오프라인 가전 매장의 미래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오프라인 매장들은 어떻게 하면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온라인상에선 제품의 실물을 볼 수 없다. 또 믿을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의 욕구가 있다. 온라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중요한 요소는 바로 '체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온라인·비대면 소비가 대세라고 하지만, 사람은 결국 사람을 그리워하기 마련이다.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느낄 수 있는 쇼핑의 맛과 즐거움이 결국 메가스토어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매장을 찾아주시는 고객님들께 '사람' '쇼핑의 맛' '쇼핑의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계획이다. 가전 유통에 있어서 오프라인 매장은 앞으로가 더 유망할 것이다.

―본인만의 성공 노하우가 있다면.

▷책임감이나 자부심 외에도 '경청'을 꼽고 싶다. 예전에 한 시간 반 동안 고객 상담을 한 적이 있다. 실제로는 주로 고객님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했을 뿐이다. 그런데 고객님은 상담에 상당히 만족해하시면서, 2000만원대 대형 TV를 구매했다. 그 고객님은 단골이 되어 지금까지도 연락하며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후배들에게도 '경청'을 늘 강조한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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