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칠 동상이 무슨 죄냐, 법으로 철거 막는 영국

파리/손진석 특파원 2021. 1. 21.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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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공격에 훼손 잇따르자 “역사를 멋대로 해석하지 말라”
지난해 미국에서 백인 경찰에 의해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영국의 시위대가 17세기 사업가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을 강물 속에 던져버리고,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동상을 훼손하는 일이 있었다.

영국 정부가 역사적 인물의 동상을 시위대 등이 마음대로 철거할 수 없도록 막는 법률을 제정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백인 경찰에 의해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영국의 시위대가 17세기 사업가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을 강물 속에 던져버리고,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동상을 훼손하는 일이 있었다. 그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막겠다는 취지다.

19일(현지 시각)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역사적 인물에 대한 기념물을 없앨 때 3단계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영국 정부가 조만간 의회에 제출한다. 먼저 주민들의 의견 수렴 절차가 있어야 하고, 다음으로 지역 의회가 기념물의 제거 또는 이동을 승인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결정을 실행에 옮기기 전에 문화부 장관에게 꼭 알려야 한다.

작년 6월 영국 서부도시 브리스틀에서 17세기 사업가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을 시위대가 끌어내린 뒤 강물에 빠뜨리고 있다./더타임스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은 “동상 제거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역사 속 인물에 대해 특정 집단이 자의적인 해석을 가해 무법을 자행하지 못하도록 엄격한 절차를 법제화한다는 것이다. 영국 전역의 2만개에 달하는 동상과 기념비가 보호 대상이다.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딴 건물명이나 지명을 변경할 때도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더타임스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짖어대는 무리'로부터 역사적 기념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로버트 젠릭 지역사회 담당 장관은 이와 관련한 텔레그래프 기고문을 통해 “우리는 과거를 편집하거나 검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 하나의 해석이 존재하지 않고, 그들은 사랑받기도 하고 매도되기도 한다”며 “모두가 우리 고유의 풍부한 역사를 이루는 씨실과 날실”이라고 했다.

7일 영국 항구도시 브리스틀에서 조지 플로이드 추모 집회에 참여한 시위대가 17세기 영국 노예무역상 에드워드 콜스턴 동상을 바닥에 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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