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로 본 양극화.. 모닝·포터 중고차도, 수퍼카도 판매량 역대 최대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가 고스란히 반영된 거울과 같았다. 서민들이 주로 참여하는 중고차 시장이 역대 최대 거래를 기록한 가운데 수입차도 1억원 이상의 고가 차들이 불티나게 팔리며 역대 최대 판매고를 올렸다.
20일 국토부 통계를 분석하는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7% 증가한 395만대로 역대 최대였다. 중고차 최대 인기 차종은 1위 현대차 포터, 2위 기아 모닝, 3위는 기아 봉고였다. 이 세 차종은 최근 3년간 중고차 최대 인기 차종이었다. 이 차종들의 신차 판매량은 계속 줄고 있는데 중고차 거래만 활발하다는 점에서 ‘불황’의 단면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1톤 미니트럭인 포터나 봉고를 사는 사람들은 주로 택배, 꽃집 등을 하는 자영업자들”이라며 “자영업자들이 경기 불황으로 보유했던 트럭을 팔고 실직자들이 이런 차를 되산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기아 모닝은 주로 20대가 ‘생애 첫 차’로 사는 경차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20대들이 신차도 아닌 중고로 경차를 사는 것이다. 최근 부동산값 급등에 따른 ‘자산 버블’에서 소외된 20대들이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에 나선 것과 관련이 없지 않다.
한편, 지난해 수입차 시장에선 1억원 이상 고가 차들의 점유율이 15.7%에 달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판매량이 전년도(2만8998대)의 1.5배인 4만3158대에 달했다. 한 대당 1억원 초·중반대인 포르쉐는 작년 판매량이 전년 대비 거의 2배로 뛰어 역대 최다 판매(7779대)를 기록했다. 포르쉐는 사상 처음으로 수입차 10위에 올라 포드·도요타·랜드로버 등을 제쳤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메르세데스-벤츠·BMW 등 고급차들이 이제 너무 흔해지면서 더 상위급 브랜드를 찾아나선 소비자들이 포르쉐로 넘어가고 있다”고 해석했다. 대당 3억~5억원에 달하는 수퍼카들도 호황이었다. 벤틀리는 129.5%(판매량 296대), 람보르기니는 75.1%(303대), 롤스로이스는 6.2%(171대) 판매가 늘었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 양극화, 자산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는 현상이 가계에서 부동산 다음으로 비싼 자산으로 꼽히는 자동차 시장에도 투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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