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황소걸음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1. 1. 2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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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민준 九단 / 黑 박정환 九단
<제9보>(91~100) 白 신민준 九단 / 黑 박정환 九단

<제9보>(91~100)=착점(着點) 템포도 전염된다. 상대방이 장고하면 함께 장고하고, 빨리 두어오면 덩달아 손이 빨리 나간다. 상대보다 오래 생각해 열세를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자존심도 작용한다. 물론 자신만의 시간 관리 방식을 고수하는 기사들도 있다. 분명한 것은 바둑이 분위기에 민감한 상호 반응 게임이란 점이다.

91은 누가 보아도 당연한 수. 참고 1도를 기대하고 있다. 이것이라면 집도, 두터움도 흑의 우세다(5…△, 7…2). 하지만 92의 묘수를 간과했다. 참고 2도 1~7로 좌하 백 대마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오히려 중앙 흑이 전멸한다. 8, 14, 16 등 절묘한 수들 덕분이다.

척척 박자를 맞추던 두 대국자 손길이 이 부근서 얼어붙었다. 승부처이기도 하거니와 상대 장고에 본능적 경계심이 발동한 것. 백 92에 무려 38분, 흑도 93에 25분이나 썼다. 99 단수를 받지 않고 100에 꼬부린 수도 좌중앙 흑을 노린 강수. 황소걸음 행진 속에서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난타전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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