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블, 3D 홀로그램.. 미래 스마트폰 전쟁 시작됐다

박건형 기자 2021. 1. 2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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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롤러블폰, 'CES 2021'서 호평.. 이르면 올해 3월에 출시할 계획

1973년 4월 3일. 미국 모토로라의 마틴 쿠퍼가 세계 최초의 휴대전화 시험 통화에 성공했다. 그는 “벨이 전화기를 발명한 지 107년 만에 전화가 선(線)을 버렸다”고 했다. 쿠퍼는 무게 1kg에 크기는 벽돌만한 휴대전화로 경쟁사였던 AT&T 벨연구소에 전화를 걸며 승자의 여유를 만끽했다. 휴대전화의 첫 혁명은 2000년대 후반에 시작됐다. 2007년 1월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 월드’ 행사장에 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주머니에서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휴대전화를 꺼냈다. 전화기와 음악 플레이어, 인터넷 브라우저를 합친 ‘아이폰’. 이른바 스마트폰 시대의 개막을 알린 사건이었다. 지난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12억5000만대의 스마트폰이 팔렸다.

LG전자가 CES2021에서 공개한 롤러블폰. 평소에는 아래 사진 상태지만 버튼을 누르면 위 사진처럼 화면이 커진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2.
중국 오포의 롤러블폰 오포X.
스마트폰 영상을 3차원으로 보여주는 미국 스타트업 IKIN의 홀로그램폰.

◇말고 접고… 고정관념 깨졌다

아이폰이 등장한 지 10년이 훌쩍 넘은 올해, 새로운 스마트폰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전세계 IT 업체들이 스마트폰은 직사각형의 ‘바(Bar)’ 형태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이른바 ‘폼팩터(기기 형태)’ 전쟁이다. 접거나 돌돌 말아 휴대성은 높이고, 원하는 때에 마치 태블릿PC나 소형 TV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1~14일 온라인으로 개막한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2021’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제품은 LG전자의 스마트폰 ‘롤러블(Rollable·돌돌 말리는)’이었다. 공개된 영상에서 스마트폰의 측면 버튼을 누르면 디스플레이가 위로 올라가며 화면이 커졌고, 다시 버튼을 누르면 원래 크기로 돌아왔다. IT 전문 씨넷은 ‘우와(Whoa)’라는 감탄사와 함께 “LG롤러블이 제품으로 현실화됐다”고 평가했다. LG전자는 이르면 올 3월 롤러블을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 TCL도 롤러블폰 콘셉트 영상을 공개했다. 정사각형 모양의 스마트폰 화면을 두드리자 길어지면서 더 큰 화면의 직사각형이 됐다. 앞서 중국 오포와 샤오미도 롤러블폰 개발을 공식화한 바 있다.

폴더블 휴대전화는 이미 시장 확대 단계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좌우로 펼칠 수 있는 ‘갤럭시 폴드’ 시리즈와 위아래로 접는 ‘갤럭시Z플립’으로 폴더블 시장의 주도권을 쥐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중국 화웨이와 미국 모토로라가 삼성전자의 뒤를 추격하는 가운데 최근 미국 애플도 폴더블폰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스마트폰 업체들은 카메라나 화면 크기를 경쟁 포인트로 내세웠지만 더 이상 차별화가 힘들어졌다”면서 “폴더블이나 롤러블, 스트래처블(늘어나는) 등 새로운 기기 형태가 스마트폰 시장의 재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홀로그램, 안경·반지 스마트폰

미래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한 기술 경쟁은 지금 이 시간에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포스텍 노준석 교수팀은 최근 스마트폰 소비자들이 디자인에서 가장 거슬리는 부분으로 꼽는 ‘카툭튀(튀어나온 카메라)’를 해결할 수 있는 렌즈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사용되는 렌즈의 1만분의 1 두께에 불과한 초박형 렌즈를 만들 수 있다. 디스플레이로는 3차원 홀로그램 기술이 주목받는다. 마치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것처럼 입체 영상으로 영상 통화를 하거나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번 CES에서 미국 스타트업 IKIN은 특수 고분자 렌즈를 이용해 대낮에도 선명하게 3D 홀로그램을 만드는 기술을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일본 소니 역시 입체 안경 없이 3차원 영상을 볼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스마트안경과 반지(ring)형 스마트폰도 미래 스마트폰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해외 펀딩 사이트 등에서는 이런 기술을 개발하겠다며 크라우드 펀딩에 나서는 업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스마트안경은 음성 제어 기능을 탑재하면 스마트폰의 기능을 모두 구현할 수 있고, 반지형 스마트폰은 홀로그램과 결합하면 마치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허공에 비춰진 키보드도 쓸 수 있다. 정우성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마틴 쿠퍼는 TV 드라마 ‘스타트랙’의 커크 선장이 사용하는 개인용 통신 기기를 보고 도전한 끝에 첫 휴대전화를 만들었다”면서 “홀로그램이나 반지형 스마트폰 등도 당장은 허황돼 보이지만 기술 장벽을 하나씩 넘다 보면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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