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의 반격 “푸틴, 1조4700억짜리 뇌물궁전 있다”
모나코의 39배, 항구·극장 등 갖춰
“푸틴 충성파가 자금 대서 만들어”
크렘린궁은 “대통령 소유아니다”
5개월 만에 귀국하자마자 당국에 체포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겨냥한 반격에 나섰다. 나발니 측 관계자들은 19일(현지 시각) 푸틴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거대한 호화 저택을 공개했다. 독극물 테러를 당한 뒤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나발니가 귀국과 동시에 체포된 지 이틀 만이다.
‘나발니팀’이라는 그의 동료들은 이날 흑해 연안에 있는 푸틴의 저택을 자세히 보여주는 2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띄웠다. 나발니팀은 이 저택과 부지의 값어치가 11억유로(약 1조4700억원)에 이른다고 했다. 부지가 7800헥타르(2359만평)에 달해 모나코 국토의 39배라고 했다.
저택 내부에는 아이스링크, 원형 극장, 와이너리, 헬기 착륙장 등이 갖춰져 있다. 바깥으로는 높은 울타리가 둘러져 있고, 자체 항구가 딸려 있다. 인근은 비행 금지 구역으로 설정돼 있어 접근이 어렵다. 나발니팀은 “하나의 거대한 왕국이며, 이곳에는 한 명의 차르(옛 러시아 황제)가 산다”고 했다.
이 저택이 푸틴의 소유라는 주장은 2011년쯤부터 계속 제기돼 왔다. 나발니팀은 “푸틴에게 충성을 맹세한 사람들이 자금을 대서 만든 저택”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뇌물”이라고 했다.
나발니팀이 띄운 동영상이 삽시간에 퍼져 논란이 되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그 저택은 대통령의 소유가 아니며, 예전에도 우리는 그렇게 설명했다”고 반박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서류상 소유자는 러시아 사업가”라고 했다.
한편, 크렘린궁은 푸틴이 영하 20도의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얼음물에 들어가 몸을 씻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 속에서 푸틴은 얼음을 깨뜨린 수영장 물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을 세 차례 반복한다. 이날은 러시아정교회 명절인 주현절이다. 러시아인들은 주현절에 강이나 호수에서 얼음을 깬 찬물에 들어가 목욕을 하는 관습이 있다. 푸틴은 거의 매년 이 같은 종교적 관습을 지키고 있다.
푸틴에 대해 지난해 일부 유럽 언론은 그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고, 병세가 악화돼 스스로 사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은 적 있다. 이날 크렘린궁에서 공개한 동영상으로만 보면 푸틴은 여전히 건강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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