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국내 남자골프 1인자 등극 김태훈 "올해는 다승이 목표"

주영로 입력 2021. 1. 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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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상금, 대상 1위 오르며 KPGA 1인자 우뚝
2월 PGA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출전 꿈 이뤄
12년 캐디하신 아버지와 함께 PGA 무대 설레
"2021년 메이저 우승과 다승 향해 열심히 뛸 것"
김태훈이 19일 서울 성동구 엘르골프 본사에서 열린 의류 후원식에서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대상도 받고 상금왕도 해봤으니 올해는 다승이 목표다.”

2020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를 평정한 김태훈(36)이 비장한 각오로 새해를 맞이했다.

2007년 투어 입성 후 2013년 보성CC 클래식, 2015년 카이도골프 LIS 투어챔피언십, 2018년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에서 우승한 김태훈은 지난해 코리안투어 최다 상금이 걸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통산 4승째를 달성했다. 이 우승으로 대상과 상금왕을 모두 차지하며 당당히 국내 남자골프 일인자로 우뚝 섰다.

김태훈은 19일 서울 성동구 엘르골프 본사에서 의류 후원식을 가진 뒤 이데일리와 만나 “지난해는 목표로 했던 모든 걸 다 이뤘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힘든 해를 보냈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의미가 있었다. 모두 함께 기뻐하지 못한 게 아쉽지만, 개인적으로는 골프인생에서 가장 기쁜 해가 됐다”고 돌아봤다.

약간의 아쉬움도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즌 종료 후 열리는 대상 시상식이 열리지 않아 가족과 팬들에게 일인자로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김태훈의 골프인생은 굴곡이 많았다. 데뷔 이후 첫 승까지는 6년이 걸렸다. 2007년 데뷔해 11개 대회에 참가해 전 대회 컷 탈락이라는 부진을 겪었고, 군 복무 이후 투어에 복귀한 2010년과 2011년, 2012년까지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팬들에게 김태훈이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건 2013년이다. 보성CC클래식 우승과 함께 그해 11개 대회에 참가해 10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했고, 8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상금랭킹 100위권밖에 머물렀던 김태훈은 2013년 상금랭킹 4위에 오르며 코리안투어를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첫 승 달성 이후 금세 국내 무대를 평정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더 잘하려고 욕심내다 다시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2015년 카이도골프 LIS 투어챔피언십에서 두 번째 우승 소식을 전했지만, 2016년엔 13개 대회에 참가해 겨우 3차례 톱10에 들어 상금랭킹은 50위까지 떨어졌다. 높은 곳에 있다가 추락하는 건 프로선수에게 가장 큰 두려움이다. 특히 김태훈처럼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상에 선 선수들에게 추락의 아픔은 더 크게 다가온다.

김태훈은 “스윙을 가다듬으며 더 잘하려고 했던 게 화근이었다”며 “다시금 큰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부진 뒤 다시 들어 올린 세 번째 우승트로피는 그래서 더 의미가 컸다. 그뿐만 아니라 2017년 3년 동안 교제해온 여자친구와 결혼한 뒤 처음 들어 올리는 우승트로피였기에 기쁨은 두배가 됐다.

김태훈은 “큰 변화는 아니지만, 가정이 생기면서 책임감이 무거워졌고 그러면서 조금 더 신중한 경기를 하게 된 것 같다”며 “예전에는 무조건 공격적으로 경기하다 보니 큰 실수가 많았는데 신중하게 경기하면서 그런 실수가 많이 줄었고 경기 중 화도 덜 내게 되니 점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후 안정을 찾은 김태훈은 지난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2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르며 마침내 국내 남자 골프를 평정했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코리안투어 가운데 가장 상금이 많은 대회로 상금왕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차지해야 하는 타이틀이다.

김태훈은 “저를 포함해 많은 선수들이 이 대회 우승을 위해 노력한다”며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에서 우승해 더없이 기뻤고, 특히 대회가 열리는 코스의 난도가 높아 많은 선수가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데 한 번 우승하고 나니 또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의미를 뒀다.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출전이라는 꿈도 이룰 수 있게 됐다. 오는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이 참가할 수 있게 됐다.

김태훈은 꿈에 그리던 PGA 투어 출전을 위해 아버지와 함께 2월 초 미국으로 떠난다. 김태훈은 “저의 꿈도 PGA 투어 출전이었지만, 12년 동안 캐디를 해주시는 아버지도 저와 함께 PGA 투어 무대를 누비는 게 꿈이었다”며 “제 꿈만 아니라 아버지의 꿈도 이뤄 드린 것 같아 더 기쁘다. 아버지와 함께 PGA 투어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뿌듯하다”고 웃었다.

코리안투어 개막 준비는 PGA 투어에 다녀온 다음부터 시작한다. 2주 격리를 끝내는 3월 초 몸만들기를 재개하면서 4월 개막을 준비한다.

김태훈은 “PGA 투어에 다녀오면 코리안투어 준비에 전념할 계획”이라며 “상금왕에 대상을 받았지만, 평소와 달라진 건 없다. 다만, 더 잘할 것도 없고 지금의 컨디션과 기술을 잘 유지하면서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새 시즌 계획을 밝혔다. 이어 “상금왕과 대상 2연패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며 “그보다 아직 해보지 못한 메이저 대회 우승과 다승이 목표다. 두 가지 목표를 이루면 상금왕과 대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태훈

1985년 생

2004년 남자골프 국가대표

2006년 KPGA 프로 입문

2013년 보성CC 클래식 우승

2013년 KPGA 코리안투어 장타왕

2015년 카이도골프 LIS 투어챔피언십 우승, 인기상

2018년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 우승, 인기상

2020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

2020년 KPGA 코리안투어 상금왕, 대상 2관왕

김태훈(오른쪽)과 캐디로 나서는 아버지 김형돈 씨. (사진=KPGA)

주영로 (na187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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