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외국어와 언어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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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배워 본 한국인이라면 외국어 배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언어는 얼마나 배우기 어려운 것일까? 어린아이들은 외국어를 잘 배우는데 어른은 배우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그렇다면 노력과 상황이 갖추어지면, 인간은 새로운 언어(발음 측면 제외)를 나이와 상관없이 잘 배울 수 있는 것일까? 인간을 대상으로 언어습득에 관한 대규모 실험을 하기는 쉽지 않은데 이스라엘의 건국은 이에 대한 귀한 자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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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같은 언어학자는 인간은 언어습득 장치(language acquisition device)를 장착하고 태어난다고 본다. 그 기능이 사춘기를 전후로 뇌의 특정영역에 정착하면서 원어민과 같은 발음을 습득하기 어려워진다고 보고 있다. 외모뿐 아니라 인지능력과 성격까지도 부모로부터 유전적 영향을 받지만 언어는 철저히 문화적으로 학습된다. 부모가 구사하는 언어를 가정과 학교 등에서 배우지 않고도 유전의 영향으로 저절로 구사하는 경우는 없다. 발음 측면을 제외하면 사춘기가 지나서도 노력과 상황에 따라 외국어를 충분히 잘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렇다면 노력과 상황이 갖추어지면, 인간은 새로운 언어(발음 측면 제외)를 나이와 상관없이 잘 배울 수 있는 것일까? 인간을 대상으로 언어습득에 관한 대규모 실험을 하기는 쉽지 않은데 이스라엘의 건국은 이에 대한 귀한 자료를 준다. 전 세계의 유대인이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이주하며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은 사용하는 언어가 서로 달라 소통이 어려웠고 전 국민이 히브리어를 배워서 국어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이스라엘에 정착한 유대인의 언어교육 결과표를 보면 34~35세 이상의 학습자들은 언어학습에 어려움이 컸다. 35세를 넘어가면 언어 학습에 탄력을 잃어가는 듯하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보면 박주호 선수의 자녀들은 한국어와 영어와 독일어를 상황에 따라 구사하거나 섞어서 사용한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언어 발달을 잘 보여준다. 언어란 사회적 필요에 의해 배우는 것이고 가족끼리 소통하기 위해 배우는 것이다. 한국어를 배우기 전에 다른 언어(영어)를 배우면 인지적 문제가 생기고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는 말을 하는 학자들이 요즘도 있으려나. 이주민과 그 가족의 언어 권리에 대한 침해이고 근거도 없는 차별인 셈이다.
조형숙 서원대 교수·다문화 이중언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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