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뱅, 건강하게 돌아와" '뇌동맥류 수술' 민병헌에게..롯데 동료들의 응원 메시지

김하진 기자 2021. 1. 20. 22: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롯데 민병헌. 롯데 자이언츠 제공

뇌동맥류로 수술대에 오르는 민병헌(34·롯데·큰 사진)의 고통과 아픔을 롯데 동료들도 알고 있었다. 주장의 아픔을 온전히 나눠가지면서 시즌 끝까지 비밀을 지켰다.

‘최애’ 후배 한동희

“덤덤히 말한 투병 사실 안 믿겨…
이젠 제가 힘이 돼드릴게요”

민병헌이 가장 아끼는 후배 한동희(22·3루수)는 처음에는 선배의 투병 사실을 쉽게 믿지 못했다. 한동희는 “선배님이 말씀하셨을 때는 장난인 줄 알았다. 너무 덤덤하게 말해서 믿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한동희는 민병헌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팀에 적응할 수 있었다. 한동희의 입단연도인 2018년은 민병헌이 자유계약선수(FA)로 롯데로 이적한 첫해이기도 하다.

언제나 선배를 향한 고마움이 컸던 한동희는 민병헌의 곁에서 묵묵하게 힘이 되려고 했다. 그는 “내색은 안 하셔도 많이 힘들어 했다. 원정 경기가 있을 때에는 내가 방에 가서 힘이 되어드리려 했다. 이야기를 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기분 전환을 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배님은 꼭 건강하게 돌아오실 것”이라며 굳은 믿음을 드러냈다.

원정 룸메이트 김원중

“부진 비난 목소리 커지는데도
투병 사실 말하지 말자고 했다”

민병헌과 원정경기 룸메이트였던 투수 김원중(28)은 옆에서 지켜보며 안타까운 1년을 보내야 했다.

민병헌의 부진이 계속되자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개막 첫달 2할 중반대(0.253)을 기록했던 민병헌은 이후에는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머물렀다. 김원중은 힘들어 하는 민병헌을 보면서 “투병 사실을 공개하는 게 어떠냐”고 권유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민병헌은 “말하지 말라”면서 “내 성격이 원래 그렇다”며 이겨내려고 했다.

뇌동맥류의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제를 복용해야 했고, 이는 근육의 회복을 더디게 했다. 보통 선수보다 두 배 이상 힘든 시즌을 치렀음에도 민병헌은 꾹 참고 최대한 경기에 나섰다. 6월6일 우측 늑골 염좌 판정을 받아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을 때에도 6일 만에 복귀했다. 8월 말에도 허리 통증으로 잠시 자리를 비웠지만 부상자 명단에 올라간 일수는 단 7일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민병헌은 지난 18일 통화에서 “내가 조금만 더 잘했으면 팀이 5강에 갈 수 있었을 것이라는 미안함을 계속 안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주장 넘겨받은 전준우

“몸도 정신도 힘들었을 것
고생했어 수술 잘 받고 와”

민병헌에게서 주장을 넘겨받은 전준우(35·외야수)는 그의 노고를 잘 알았다. 주장을 맡은 뒤 전준우는 구단을 통해 “병헌이가 그동안 고생했다”고 말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곁에서 지켜본 전준우는 “병헌이가 몸이 힘들어지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민병헌이 자신의 병명을 밝힌 날 전준우는 “잘했다”며 격려를 했다. 그는 “최근까지 사직구장에서 봤는데 병헌이는 오히려 괜찮다고 하더라. 수술 잘 받고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민병헌은 지난 19일 구단을 통해 “건강하게 복귀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그전까지 우리 선수들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며 “작년에 제가 부족했던 부분을 올해에는 (전)준우형이나 (손)아섭 등 다른 선수들이 채워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저도 빨리 돌아오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때까지 열심히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모두의 응원 속에서 민병헌은 22일 수술대에 오른다. 롯데 팀원들 모두 지난 시즌 한 몸 다 바쳐 뛴 ‘캡틴’이 건강하게 돌아올 날을 기다리고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