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노동자 10명 중 3명 "주 6일 이상 근무"

고희진 기자 2021. 1. 2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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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스태프 245명 실태 조사

[경향신문]

3년차 촬영보조 스태프 A씨는 보통 오전 5시30분에서 6시까지 회사로 출근한다. 장비를 챙겨 현장으로 가면 7시쯤이다. 하루 종일 촬영을 하다 보면 금세 밤 12시가 된다. 촬영이 종료돼도 장비를 회사에 가져다 놓으면 새벽이 되고 만다. 다음날 출근하려면 회사 근처에서 잠시 쉴 곳을 찾을 수밖에 없다. A씨는 “(최근 드라마 촬영 때는) 찜질방에 가서 잠시 눈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20일 방송노동자들의 현장 환경 및 건강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8일부터 10월7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받은 245명의 답변 중 유의미한 218개를 분석했다. 15명은 심층 인터뷰도 진행했다.

답변자의 35.4%가 주 6~7일 근무했다. 촬영 현장의 유동성 때문에 근무시간은 수시로 조정됐다. 근무시간이 바뀌면 당일 통보받는다고 한 이들이 60명(27.5%)이었고 ‘하루 전’ 62명(28%), ‘며칠 전’ 72명(33%)이었다.

퇴근한 후부터 다음날 출근하기까지 시간이 11시간이 되지 않은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이들이 161명(63.9%)으로 절반이 넘었다. 2018년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주당 52시간을 준수하지 않을 수 있는 업종에서 사용자는 노동자에게 퇴근 후 다음날 출근 전까지 11시간 이상 휴식시간을 주도록 했지만 방송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1년차 스타일리스트 B씨는 “우리끼리는 드라마 배우 담당이 되면 365일 24시간 대기조라는 말을 쓴다. 배우가 촬영이 없어도 그 시간엔 옷을 준비하거나 기존에 빌린 옷을 반납해야 해 거의 못 쉰다”고 했다.

자신의 노동환경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36명(62.4%)이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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