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부엉이 모임' 출신 개각..여권서도 '친정 고착' 우려
[경향신문]
둘 모두 친문 핵심 정치인
황, 경력 없어 ‘코드 인사’
“전문성 갖춘 인사 됐어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와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내정자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재인)계’ 핵심 인사들이 모인 ‘부엉이 모임’ 출신이다. 지난해 12월 개각 당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친문계 현역 의원들이 줄줄이 입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지지율이 급락한 여권의 ‘친정 체제 구축용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황 내정자와 권 내정자는 당내 대표적인 친문계 정치인으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냈다. 두 사람 모두 당내 ‘부엉이 모임’에 속해 있었고, 현재는 당내 최대 친문계 모임인 ‘민주주의 4.0’에서 활동 중이다.
부엉이 모임은 지난 20대 국회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들의 모임이다. 계파 정치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자 2018년 해체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민주주의 4.0’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부엉이 모임 의원들이 문재인 정부 후반기 개각 명단에 부쩍 많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문재인 정부 초기 때는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출신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입각했지만 정권 후반으로 갈수록 친문계가 더 등용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당내에서부터 나온다. 앞서 지난해 12월 개각 때 임명된 전해철 장관과 박범계 후보자도 부엉이 모임과 민주주의 4.0 회원이다.
황 내정자의 경우 국회 국토교통위·국방위에서 활동한 경력뿐, 문체부 관련 경력이 없어 전문성보다는 ‘코드 인사’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당 홍보위원장, 정책위 부의장 등 정책·소통 역량을 충분히 보여줬다. 문화 관련 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런 기획·소통 능력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지지율이 급락한 정권 후반기에 오히려 전문성 있고 개혁적인 인사를 써야 하는데 친정체제만 구축하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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