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광야로 떠난다"..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전 점화

김형규 기자 2021. 1. 20. 20: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관직 사의, 이르면 이번주 출마 선언 '우상호와 재대결'
김진표 공천위원장 "메시 대 호날두처럼.." 흥행 띄우기

[경향신문]

마지막 인사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오후 정부대전청사를 떠나며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20일 물러났다. 박 전 장관이 1년9개월 만에 여의도로 돌아오면서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전도 마침내 불붙게 됐다.

경선은 박 전 장관과 우상호 의원의 양자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3년 만에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다시 맞붙게 된 두 사람은 부동산 악재 등으로 서울에서 당 지지율이 야당에 크게 뒤지고 야권에 비해 경선 주목도가 떨어지는 상황을 돌파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단행된 개각 발표에 앞서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사의 표명 소식을 전했다. 박 전 장관은 별도의 이임식 없이 중기부 확대간부회의를 마지막으로 공식 일정을 마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박 장관의 면직안을 재가했다. 후임 장관 내정자의 국회 청문 절차가 시작하기도 전에 면직안을 처리한 것은 박 전 장관에게 하루라도 빨리 서울시장 출마의 길을 터주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긴 중기부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지난 1년9개월여 동안 우리 참 치열하게 살았다”며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광야로 떠난다”고 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650여일 만에 여의도 정치로 복귀하는 박 전 장관은 이르면 이번주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박주민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비록 출마하진 않지만 후보처럼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김동연 전 부총리도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박 전 장관과 우 의원의 2파전으로 정리됐다.

민주당은 박 전 장관의 합류로 경선 흥행 분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김진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우 의원이나 박 장관이나 우리 당의 대표적인 스타 정치인들”이라며 “마치 메시 대 호날두 축구시합 하는 것처럼 만들어야 된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과 우 의원의 대결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치른 데 이어 3년 만의 ‘리턴 매치’다. 박 전 장관은 2011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가 무소속 박원순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밀렸던 것을 포함하면 세 번째 서울시장 도전이다.

두 사람 모두 서울에서 4선을 하고 원내대표를 거친 중진급으로 중량감에서 빠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까지는 박 전 장관이 폭 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여권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다만 후보 선출이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로 이뤄지는 만큼 친문(재인)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관건이다. 우 의원은 당내 86그룹 등을 바탕으로 한 조직력이 강점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공개 지지 등을 업고 친문 표심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번 서울시장 보선의 핵심 쟁점인 부동산 정책 대결도 주목된다. 우 의원은 이미 한강변 대규모 공공주택 건설과 강북 재개발 등 부동산 공급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 전 장관도 관련 공약을 집중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서울의 랜드마크 건설과 강남·북 격차 해소 등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글로벌 도시로서 서울의 상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