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물 치우고 철근 자르고..재난 현장용 로봇 등장

2021. 1. 2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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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기술연구원 등서 공동 개발
운전자 동작 맞춰 '로봇팔' 작동

[경향신문]

드럼통을 양팔로 들어올리고 있는 ‘재난대응 특수목적기계’(왼쪽 사진). 운전자가 웨어러블 형태의 조종기를 손에 쥐고 ‘재난대응 특수목적기계’에 달린 로봇 양팔을 조작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사람의 팔처럼 생긴 장비를 몸통에 부착해 재난 현장에서 잔해를 치우고 장애물을 걷어내는 신개념 로봇이 개발됐다. 웨어러블 조종 기술을 조합한 이 로봇은 조작법도 쉬워 소방관 등 재난대응 인력의 신속한 구조작업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한양대,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기계산업진흥회 등과 공동으로 로봇과 건설기계 기술을 융합한 ‘재난대응 특수목적기계’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로봇은 4개의 무한궤도 위에 길이 6m짜리 팔 두 개가 달린 형태다. 영화 <에일리언>의 작업용 크레인이나 <아바타>에 등장한 군용 로봇 ‘AMP슈트’를 연상하게 한다.

연구진이 이번 장비를 개발한 건 붕괴와 매몰 등 재난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서다. 로봇에 달린 팔 두 개로 잔해를 쥐고, 옮기고, 부수는 게 가능하다. 전진을 막는 벽과 같은 장애물이 있다면 틈을 벌려 돌파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기존 굴삭기는 땅파기에 특화돼 이런 동작을 효과적으로 하긴 어렵다. 로봇은 팔에 전기모터가 아닌 유압을 쓰기 때문에 힘도 세다. 최대 200㎏짜리 물건을 옮기거나 22㎜ 두께의 철근을 자른다.

이 로봇의 또 다른 특징은 조작법이 쉽다는 것이다. 운전자는 웨어러블 형태의 조종기를 손에 쥐고 허공에서 자신의 팔을 휘저으며 로봇의 팔 두 개를 움직인다. 기존 굴삭기는 고정된 막대기 같은 조이스틱으로 다양한 움직임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숙련된 조작 기술이 필요하지만, 새로 개발된 장비는 팔과 몸을 쓰며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어 복잡한 교육이 필요 없다.

연구진은 재난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직접 로봇 크레인에 올라타 잔해를 치우고 신속히 인명 구조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조정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는 “소방관들이 굴삭기 조작법을 익히려고 별도 훈련까지 하는 건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이 장비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위험한 일을 사람 대신 하는 대체 장비 개발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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