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진 삶의 흔적' 근로정신대 할머니 자서전 발간
[KBS 광주]
[앵커]
일제강점기 일본 땅에 끌려간 강제징용 피해자인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굴곡진 삶을 자서전에 담았습니다.
역경의 세월을 오롯이 담은 할머니들의 삶의 흔적을 함께 보시죠!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방을 한 해 앞둔 1944년!
열세 살 소녀는 중학교에 보내주겠다는 일본인 교장의 말에 속아 대한해협을 건넜습니다.
현실은 참혹했습니다.
나고야의 비행기 공장에서 하루 10시간씩 가혹한 노동에 시달려야했습니다.
["비행기 동체에 페인트를 칠한 날이면 몸이 아파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중노동을 하고도 임금 한 푼 받지 못하고 돌아온 고향땅!
귀국은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일본에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주변의 따까운 시선과 편견에 고통의 나날을 보냈습니다.
[양금덕/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 : "누구든지 학생들이고, 젊은 애들은 모르니까. 이것(자서전)을 읽어봐야 역사를 알고 다시는 우리나라가 이런 일 없도록 학생들이 알아주는 것이."]
한 참 클 나이에 제대로 먹지 못한 어린 학생은 기숙사 뜰에 난 풀을 뜯어 먹으며 배고픔을 달랬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을 하다 왼 손가락이 절단됐지만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했습니다.
[김정주/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 : "많이 울었죠. 배가 고파서도 울었고, 그런거 저런거 생각해서 마음이 아프고. 내가 이때까지 보상도 못 받고 있고."]
시민 9천여명의 기부로 세상에 나온 이 두 권의 책은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의 굴곡진 삶의 흔적을 오롯이 담고 있습니다.
[이국언/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을 위한 시민모임 :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겪어왔던 세월과 고난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 하나가 만들어졌다."]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힘겨운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근로정신대 할머니들.
역경의 삶을 기록한 자서전을 펴내며 일본정부를 향해 다시 한번 진심어린 사죄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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