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心' 맥 못짚은 LG전자..결국 '계륵'된 스마트폰 사업 매각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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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스마트폰을 만드는 MC사업본부의 매각까지 검토하는 처지에 이른 것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 규모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롤러블폰을 CES에서 '맛보기'로 구경시켜 준 것은 매각을 앞두고 몸값을 올리려는 시도 아니었냐"며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지만 LG전자 입장에서는 계륵이 된 MC사업본부 매각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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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LG전자가 스마트폰을 만드는 MC사업본부의 매각까지 검토하는 처지에 이른 것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 규모 때문이다.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시작해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적자가 5조원 규모에 이르렀다. 전 세계 판매량은 국내와 북미 정도에서만 존재감을 발휘할 뿐 점유율 2% 수준이다. 이제는 애플이나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경쟁자로 불리기에도 민망한 수준으로 전락해 버렸다. 좀처럼 헤어나올 수 없는 만성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LG전자 경영진이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시장은 ‘밑 빠진 독’이 해결됐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LG전자는 모바일 사업 구조조정 소식이 알려지며 전날보다 12.84% 급등한 16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역대 최고가다.
LG전자는 그동안 나름의 자구책을 꺼내 들면서 MC사업본부의 몰락을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다. 글로벌 생산 기지를 2019년 베트남으로 옮기면서 원가 절감에 신경을 썼고, 고급형 제품에 집중하며 중저가형은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전환했다. 2019년 30% 정도이던 ODM 비중을 올해는 70%까지 확대할 전망이었다. 임직원 수도 꾸준히 줄여 나가면서 효율성을 꾀했다. 그러면서 화면이 두 개인 ‘듀얼스크린 스마트폰’(V50)이나 스크린이 회전하는 ‘스위블폰’(윙) 등 혁신 제품을 내놔 ‘초콜릿폰’, ‘프라다폰’ 등을 흥행시켰던 옛 영광을 재현하려 노력했다.
그렇지만 ‘윙’, ‘벨벳’ 등 야심차게 내놓은 신제품들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지난해 내내 적자를 거듭했다. 폴더블(접히는)폰을 내놓으며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로 승부하는 삼성전자에 비해 혁신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아기자기한 기능과 세련된 디자인은 돋보이지만 전체적인 제품의 완성도와 성능에 있어서도 애플이나 삼성전자에 비해 아쉽다는 평가 속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중저가폰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렸다.
이달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1’에서는 롤러블(말리는)폰의 시제품을 영상으로 공개해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만약 출시된다면 세계 최초의 상용화된 롤러블폰이 된다. 반등을 위한 ‘회심의 카드’로 여겨졌지만 그쯤해서 업계에는 LG전자가 모바일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 임직원들이 전환배치나 퇴사를 권고받게 될 것이라는 구체적 내용까지 떠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권봉석 LG전자 대표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동요를 막으려 했지만 매각은 정해진 수순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롤러블폰을 CES에서 ‘맛보기’로 구경시켜 준 것은 매각을 앞두고 몸값을 올리려는 시도 아니었냐”며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지만 LG전자 입장에서는 계륵이 된 MC사업본부 매각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C사업본부가 만약 매각된다면 중국 업체들이 눈독을 들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체 매각이 아니더라도 해외 공장과 특허권 등을 쪼개서 파는 방안도 고려된다. 스마트폰은 가전 기기나 차량을 원격 제어하는 사물인터넷(IoT)의 중추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MC사업본부가 매각되면 LG전자의 다른 주력 사업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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