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국보' 지광국사탑, 옛 모습 그대로 고향 품으로
[앵커]
일본으로 불법 반출되기도 했고, 6·25전쟁 땐 폭격에 맞는 등 수난으로 점철된 우리 현대사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문화재가 있습니다.
국보인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이야기인데요.
파란만장했던 역사만큼이나 상처 많았던 탑이 5년에 걸친 보존 처리를 마치고 11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안다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명동.
경복궁.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끼리 사고파는 바람에 바다 건너 오사카까지 넘어갔다 돌아온 비운의 국보, 지광국사탑.
지난 110년간 열 차례나 터전을 옮겨야 했던 이 탑의 원래 자리는 강원도 원주 법천사 터입니다.
4각 평면에 갖가지 모양을 층층이 쌓아올린 독특한 구조, 불상과 보살 등을 조각한 뛰어난 장엄 장식으로 고려 시대 최고의 승탑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오랜 떠돌이 생활에, 6·25전쟁 때 폭격으로 입은 훼손도 심해 2015년 전면 해체 뒤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이태종/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 학예연구사 : "상당 부분 파손된 걸 1957년에 수리를 했었죠 시멘트로. 그런데 그런 부분들이 상당히 문제가 있다보니까 사람으로 봤을 땐 중환자를 넘어선 수준으로 상태가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탑에 엉겨붙은 시멘트와 철심을 걷어내는 데만 1년.
처음 조성될 당시 석재와 가장 비슷한 재료를 구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과거 유리건판 사진과 도면을 토대로 석재를 다시 채워넣고, 손상된 부분도 되살렸습니다.
5년에 걸친 보존 작업 끝에 마침내 옛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이태종/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 학예연구사 : "일반적인 석가탑이나 다보탑 이런 탑들처럼 형태만 있는 게 아니라 조각이 다 들어가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그런 조각을 충분한 고증을 통해서 복원하는 게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현재 스물아홉 조각으로 분리된 탑은 복원 위치가 최종 확정되면 고향인 원주 법천사 터에 옛 모습대로 다시 조립됩니다.
잃어버린 줄 알았다가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발견된 사자상도 함께 제자리를 찾을 예정입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촬영기자:최원석/영상편집:이재연/영상제공: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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