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 '과로사 주범' 분류작업, 택배사가 책임 명문화 반대

박준용 입력 2021. 1. 20. 18:46 수정 2021. 1. 2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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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택배 물량 폭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노사정 사회적 합의 기구가 거듭 회의를 열면서도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쟁점은 택배노동자 과로의 원인으로 꼽히는 분류 작업의 책임 소재 문제다.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부터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논의해온 사회적 합의 기구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5차 회의에 이어 이날도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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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사, 분류 업무 명문화 반대
"택배 요금 인상과 연동해 결정"
노조 "노동 개선과 요금은 별개
인력 투입 등 회사가 100% 책임"
27일 예고 총파업 찬반 투표 돌입
택배노조가 택배회사에 과로사를 막기 위한 대책을 요구하며 협상 결렬시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19일 오전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노동자들이 물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택배 물량 폭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노사정 사회적 합의 기구가 거듭 회의를 열면서도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쟁점은 택배노동자 과로의 원인으로 꼽히는 분류 작업의 책임 소재 문제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27일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전국택배노조는 20일부터 조합원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부터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논의해온 사회적 합의 기구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5차 회의에 이어 이날도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이 기구에는 노조 쪽인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택배사 쪽인 한국통합물류협회, 정부(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 등),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9일까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7일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위해 20~21일 이틀 동안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총파업에는 씨제이(CJ)대한통운, 롯데, 한진, 우체국, 로젠 등 5개 택배사 조합원 55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쟁점은 택배 분류 작업의 책임 소재다. 코로나19로 배송 물량이 증가한 가운데, 지난해 16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숨졌다. 이를 두고 택배노동자가 배송 일 외에 분류 작업까지 떠맡는 과정에서 3~4시간을 더 일하게 되는 과노동이 발생한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씨제이대한통운 등 대형 택배사들은 지난해 10월 분류 작업에 투입될 인력을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두달 반이 지나도록 증원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원청 택배사가 분류인력 투입비용의 65% 이상을 대리점에 떠넘기고 있고, 대리점은 관리비를 올리는 방식으로 이 비용을 택배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노조 쪽은 모든 분류 작업의 인력 투입과 비용 모두 택배사에서 100% 책임지는 방안을 사회적 합의에 포함해야 한다고 말한다.

택배사 쪽은 논의 과정에서 원칙적으로 분류 작업이 회사의 책임이라는 점은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명문화하거나 분류 작업의 구체적인 범위를 규정하는 지점에서 노조와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국회를 통과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생활물류법)에도 분류 작업의 책임 소재는 명시되지 않았다.

또 다른 쟁점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돼온 택배요금을 인상하는 문제다. 노조와 택배사 쪽 모두 택배요금을 정상화하고, 이른바 ‘백마진’(리베이트) 관행 등 불공정 행위를 개선하자는 대목에서는 의견이 일치한다. 하지만 택배사 쪽은 “택배요금 인상을 통해 분류 작업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노조는 택배요금 인상과 택배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을 연동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다. 노조 관계자는 “이미 택배사들이 코로나19 이후 영업이익을 올렸고, 지난해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며 “(택배요금 인상과 별도로)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시영 아주대 공학대학원 교수(물류·공급망관리학)는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택배비를 더 지불할 각오를 하고, 택배사는 이 수수료를 현장에서 일하는 인력들에게 이전시키는 선순환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준용 선담은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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