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롤러블' 볼 수 있을까..LG전자, 26년 만에 휴대폰 사업 철수 검토
"모든 가능성 열어놨다"지만..임직원 불안에 "고용유지" 약속
사업구조조정 이후 철수 수순 들어갈 듯
3700명 MC사업본부 직원들 인력재배치 현안으로
[이데일리 장영은 김현아 기자] LG전자(066570)가 ‘부진의 늪’에 빠진 스마트폰 사업을 축소하고 철수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준비 중인 혁신 기기인 ‘LG 롤러블’을 끝으로 전략 모델을 내지 않고 제조자개발생산(ODM) 비중을 대폭 늘린다.
올해 완전 철수가 이뤄지면 26년 만에 휴대폰 제조에서 철수하는 셈이다. LG그룹은 1995년 LG정보통신 시절 ‘화통’이라는 브랜드로 휴대폰 제조를 시작했고, 스마트폰은 2010년 옵티머스 Q를 처음 내놨다.
MC사업본부 매각설에 권봉석 사장 “고용 유지” 약속
권봉석 사장은 20일 최근 각종 보도와 블라인드(온라인 직원 익명 게시판) 등에서 제기된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매각설에 대해 이례적으로 직접 임직원들에게 입장을 밝혔다. 매각설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스마트폰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지만, 5조 원 영업손실을 언급하면서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우선 권 사장은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글로벌 생산지 조정 △혁신 제품 출시 등의 각고의 노력에도 MC 사업본부가 지난해 말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며 5조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비즈니스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우리의 현재와 미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 출시한 ‘벨벳’과 하반기 선보인 ‘윙’ 등 야심차게 선보인 전략 제품들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더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 동요도 심하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업부별로 이동·잔류·희망퇴직 인원의 구체적인 비율을 담은 구조조정안이 도는가 하면, 오는 26일 중대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는 소문도 나온다.
권 사장이 이날 이메일을 통해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 할 필요 없다”고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2020년 4분기 기준으로 MC사업본부(영업인력 포함)에는 3700명이 일하고 있다.
갈 길 바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담 떼어낼 듯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은 해마다 연초에 반복되는 이슈이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권 사장이 지적한대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심상치 않고, 4차 산업혁명기를 맞아 국내외 대기업들이 신성장 동력에 ‘올인’ 하고 있어 5년 넘게 적자를 이어가며 그룹 이익을 갉아먹는 ‘모래 주머니’를 그대로 달고 가기엔 가야 할 길이 너무 바쁜 것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포함해 다양한 각도로 검토하는 것 같다”면서 “재고 문제로 당장 철수는 힘들고 먼저 사업을 축소하고 ODM 비중을 확대한 뒤 철수 수순으로 가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만 해도 LG전자 스마트폰 재고가 40만대 가량 풀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의 주력 시장인 북미 시장까지 고려하면 중단기적으로 바로 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LG전자가 올해 ODM 비중을 기존 30%에서 7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조직개편의 방향을 고려할 때 ODM 비중 유지 및 확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LG롤러블은 예정대로 출시…마지막 전략폰 되나
LG전자가 지난주 세계 최대 규모 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공개한 LG 롤러블은 예정대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롤러블폰은 기기 안에 디스플레이가 돌돌 말려 있다가 필요할 때 펼쳐서 쓸 수 있는 혁신 폼팩터(기기 형태)다.
이르면 올해 1분기 늦어도 상반기 중에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CES에서도 폴더블(접는)폰을 능가하는 혁신 기기로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롤러블폰이후의 다른 전략폰 개발은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롤러블 디스플레이와 관련 기술은 그룹 내에서도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만큼 개발 인력들만 남기고 다른 사업부로 배치하는 방향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고 검토하는 단계”라며 “롤러블폰 개발은 예정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영은 (bluera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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