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규제도 '영끌' 못막았다.. 2030 아파트 매입 사상최대 [끝나지않은 패닉바잉]

김동호 2021. 1. 2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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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매입 과열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신용대출까지 금지했지만 2030세대의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패닉바잉'(공포 매수)을 막는 데는 실패했다.

신용대출 규제에 들어갔던 지난달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건수가 3만6000건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월 기준)를 찍은 것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월별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건수는 전국 3만6177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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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만6000건.. 40대 추월
'부모 찬스' 증여도 급증 9898건
신용대출 막은 기간, 오히려 늘어
주택매입 과열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신용대출까지 금지했지만 2030세대의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패닉바잉'(공포 매수)을 막는 데는 실패했다. 신용대출 규제에 들어갔던 지난달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건수가 3만6000건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월 기준)를 찍은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계약금 등 단기 주택자금에 필요한 신용대출을 규제해도 '더 오르면 집을 사지 못한다'는 2030세대의 불안감이 워낙 컸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으론 자산축적 기간이 짧은 젊은 자녀들에 대한 증여가 늘어난 것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 40대 첫 추월

20일 한국부동산원 월별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건수는 전국 3만6177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대 이하가 7098건, 30대는 2만9079건으로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9년 1월 이래 각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아파트 총거래 10만6027건 중 34.06%를 30대 이하가 차지한 것이다.

월 기준으로 30대의 아파트 매입건수가 40대를 추월한 것도 처음이다. 40대 매입건수도 2만8824건으로 최고치를 찍었지만 30대 매입 증가 폭에는 못 미쳤다. 특히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서울에서도 30대 이하 매입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총매입 8764건 중 30대 이하 매입이 3850건(43.93%)이다. 서울 아파트 매입 10건 중 4건 이상을 30대 이하가 사들인 것이다.

자산축적 기간이 짧은 30대 이하의 아파트 매입건수 폭증에 대해 전문가들은 증여가 늘어난 걸 우선 꼽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증여건수는 9898건으로 10월 6775건, 11월 9619건보다 늘어났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30대 이하는 경제활동을 통한 자산축적 기간이 짧아 사실상 부모들이 직간접 증여를 통해 집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최근 자금조달계획서 의무화로 어느 정도는 증여에 대한 투명성이 담보됐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용대출, 규제 효과 떨어져

지난달 30대 이하의 아파트 매입 급증은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을 금지한 기간과 맞물렸다는 점에서 의외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대다수 시중은행이 지난달 15일부터 연말까지 신규 신용대출 중단조치에 들어갔다. 신용대출을 통한 주택 매입과 주식 매매가 늘었다는 판단에서 대출을 옥죄었지만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용대출은 매매나 전세 마련 시 계약금 등 소소한 자금부족을 막기 위한 유통처였을 뿐 주택담보대출은 여전히 풀려 있어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지난 14일 발표한 '2020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대비 6조3000억원 급증한 72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예전에는 40~50대가 부동산 매매시장을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2030세대가 더 적극적"이라며 "근로소득에 대한 증가분보다 자산소득 증가분이 더 크고 빠르다는 판단과 지금이 아니면 집을 살 수 없다는 불안감이 함께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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