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계열분리 앞둔 현대차·LG도 긴장

이종혁 2021. 1. 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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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랑끝 삼성 (中) ◆

이재용 부회장이 부재한 삼성그룹 외에도 국내 대기업은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 가능성에 바짝 긴장한 태세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한화그룹 등 주요 그룹이 최근 2~3년 3세 오너에 대한 경영권 승계 작업과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면서 투기자본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넓어졌다. 안정된 지주사 체제를 유지했던 LG그룹마저 구본준 고문의 계열 분리를 앞두고 투기자본의 공격을 마주한 상황이다.

재계 2위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지배구조 개편 방안과 승계 작업 마무리에 골몰해왔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삼성을 공격했던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2년간 대결하며 지배구조 개편에 한 번 실패한 아픔이 있다. 엘리엇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지분 각 2.9%, 2.1%, 2.6%를 매집한 뒤 2018년 4월 현대차그룹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당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을 발표했던 현대차그룹은 엘리엇을 비롯한 주주 반대에 부딪쳐 결국 계획을 접었다. 엘리엇은 2019년에도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를 현대차·모비스 이사회에 앉히려 시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LG는 구 고문에게 LG상사·하우시스·MMA, 실리콘웍스·판토스 등 5개사를 넘겨 계열 분리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이미 투기자본이 공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는 계열 분리 반대 서한을 지난해 (주)LG 이사회에 전달했다. LG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계열 분리 계획을 통과시키고 5월 1일 구 고문 새로운 그룹 지주사로 '(주)LG신설지주(가칭)'를 출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화이트박스가 분리에 반대하는 소송을 내는 등 본격 행동에 나서면 이 작업은 지연되거나 최악의 경우 취소될 수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엘리엇은 삼성과 현대차에 수년간 공격을 감행하며 경영권 승계 등 국내 기업의 상황과 소액주주의 정서를 '공부'했다"며 "지금은 '3%룰' 같은 기업 규제법 통과로 기업들의 방어력이 약해진 만큼 엘리엇이나 다른 투기자본이 더욱 정교한 전략으로 공격하면 기업들이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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