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 철수' 결단, 주가는 12% 뛰었다
롤러블폰등 하이엔드 조직 재편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20일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구성원에게 직접 보낸 이메일에서 "LG전자는 모바일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며 "모바일사업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최고경영진에서 '매각설 사실무근'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언급이 나오면서 사업부 부분 매각을 비롯한 각종 사업 재편 시나리오가 유효한 것으로 관측된다.
권 사장은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 규모"라면서 "MC사업본부의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등을 통한 자원 운영의 효율화, 글로벌 생산지 조정, 혁신 제품 출시 등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20일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직접 스마트폰 사업본부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며 내부 동요 차단에 나선 것은 또다시 불거진 해당 사업 매각설 때문이다. 고용에 대해 불안해할 필요가 전혀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다만 권 사장은 모든 가능성은 열어뒀다며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암시했다. 매각설이 '사실무근'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업계 얘기를 종합하면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전면 철수나 MC사업본부 통매각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그 대신 롤러블(화면이 돌돌 말리는)폰 등 하이엔드 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을 따로 떼어내 재편하고, 중저가 폰 담당 조직(미들엔드·로엔드)을 분류해 처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해외 공장 등 해외 사업장을 별개로 떼어 매각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협상이 마무리되면 이른 시일 안에 발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후보로는 베트남 빈그룹, 페이스북 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빈그룹은 프리미엄폰 제조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하다. 베트남이라는 확실한 내수 시장이 있으니 LG전자의 프리미엄폰 제조기술을 접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VR·AR 사업에 본격 에너지를 쏟는 페이스북이 스마트폰 폼팩터 기반 서비스를 테스트해 보기 위해 관심이 많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밝혔다. LG전자 매각설에는 LG전자의 가벼워진 몸집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국내 최대 LG 스마트폰 생산 거점이었던 평택공장을 2019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이로써 스마트폰 공장들이 모두 베트남, 중국, 브라질, 인도 등 해외에 자리하고 있다.
사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 축소는 '예견된 미래'라는 진단이 많다. 다만 LG전자가 올해 야심작인 '롤러블 폰' 출시 등 큰 이벤트를 앞둔 가운데 사업 전면 철수라는 초강수를 곧바로 두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관측이 많다. LG전자는 지난주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1'에서도 롤러블폰 티저 영상을 공개하면서 신형 폼팩터를 비롯한 하이엔드 폰 시장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한 바 있다.
LG전자는 현재 MC사업본부 방향성을 '제조업자개발생산(ODM)'으로 최대한 효율화하는 방식으로 조직 개편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롤러블폰 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3분기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효과를 본 보급형 폰 양산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LG전자의 주가는 전날보다 12.84%오른 1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홍성용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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