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서 곰, 남극서 펭귄..자유를 찍다
전지현 2021. 1. 20. 16:42
설원을 뒹군 모양인지 눈덩이가 붙어 있는 어린 북극곰이 숨을 고르고 있다. 사진작가 케이채(42·본명 채경완)는 2014년 알래스카 북쪽 끝에서 이 곰을 만난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경비행기와 작은 보트를 타고 험난한 여정을 거친 그는 "동물원에서만 봤던 북극곰이 자유롭게 걱정없이 뛰어노는 모습이 참 좋았다. 그 평화로운 장면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동물을 사랑하는 그는 펭귄을 찾아 2017년 남극 땅을 밟았다. 수많은 펭귄이 풍만한 자태와 붉은 부리를 뽐내고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
그가 2014년부터 36개월간 남극과 북극을 여행하며 찍은 사진 작품 16점을 서울 원서동 갤러리소공헌에 펼친다. 21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계속되는 전시에서 핀란드 최북단 라플란드 하늘에서 솟아오르는 오로라의 신비한 초록빛에 감탄하게 된다. 2015~2016년 핀란드 관광청의 초대로 간 산타클로스마을에서 오로라를 찾아 헤맨 결과물이다. 영하 40도 극한 환경에서 힘들게 촬영해 더 가치가 높아보이는 작품들이다.
작가는 "카메라가 얼어서 손을 댈 때마다 고통스러웠다. 혹독한 추위에 카메라가 고장이 나고 화면이 일그러지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2009년부터 세계 85개국을 떠돌면서 아름다운 자연과 동물, 지구촌 사람들의 일상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팀 버튼 감독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처럼 그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싶었다. 인위적인 연출 없이 눈이 오는 하늘을 바라보는 곰의 눈동자와 펭귄의 평범한 하루를 포착한 사진들에서 작가의 따듯한 시선이 느껴진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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