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왼쪽 깜박이에 우회전"..이재명 "온누리상품권은?"

이원광 기자 2021. 1. 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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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가 지난해 7월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비공개 간담회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여권 ‘잠룡’들이 몸을 푼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0일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온누리상품권 공급 계획을 언급하며 “온누리상품권과 달리 (2차 재난기본소득만) 방역에 방해가 된다고 결론내기 쉽지 않다”며 뼈있는 말을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지사의 ‘재난기본소득’ 행보를 이례적으로 공개 비판하며 대권 경쟁에 불을 붙였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타이밍”(시기)을 거론하며 사실상 이 지사가 속도 위반을 한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재명 "'2차 재난기본소득' 전 경기도민에 지급 결정"
이재명 지사는 20일 오전 11시 비대면 기자회견을 열고 1인당 10만원씩 모두 1조3998억원의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지역화폐 카드나 신용카드에 소멸성 화폐를 입금하는 방식이다.

지급 대상은 이날 새벽 0시 기준 경기도에 주민등록을 둔 경기도민 1399만명이다. 내국인 1341만명은 물론 외국인 58만명에게도 지급된다.

지방채 발행이나 도민의 추가 부담도 없다. 지역개발기금 8255억원, 통합재정안정화기금 5380억원, 재난관리기금 및 재난기후기금 400억원이 재원으로 활용된다.

관심을 모은 지급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이 지사는 “지방정부의 재난 지원은 자율적으로 하되 지급 시기는 방역 상황 맞췄으면 좋겠다는 당 지도부의 권고를 존중한다”며 “코로나19 방역 추이를 지켜본 후에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서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10만원씩 경기도 전 도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온누리상품권은 되고, 1인당 10만원은 안되고?
이 지사는 2차 재난기본소득을 둘러싼 비판적 목소리를 의식한 듯 뼈있는 말을 이어갔다. 이 지사는 이날 “현재도 수조원대 선별 지원금이 풀리지만 지원금 사용 때문에 방역이 악화된다는 정황은 어디에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번 설명절에 소비 진작, 가계 지원을 위해 1조원대의 온누리상품권을 공급한다고 한다”며 “1인당 10만원 정도 소액을 도민들께 지원하는 것이 온누리상품권과 달리 방역에 방해가 된다고 결론내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또 “당 지도부도 방역을 걱정하나 저는 일상의 방역 책임자”라며 “제가 방역의 책임감을 느껴도 더 느끼는, 그런 권한과 책임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당의 공식입장을 수용했다고 강조하며 “이견이나 갈등은 없다”고 수위를 조절했다. 이 지사는 “홍수 때 물구경, 남의 집 불구경, 다른 사람 싸움 구경이 3대 구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없는 것을 만들어서 구경하려고 안 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낙연 "왼쪽 깜박이 켜고 오른쪽으로"…정세균 "차등 지원이 옳다"
이낙연 대표는 사실상 이 지사를 겨냥한 작심발언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대표는 19일 밤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지금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데 소비를 하라고 말하는 것이 마치 왼쪽 깜박이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며 “그런 상충이 없도록 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세균 총리도 가세했다. 정 총리는 20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경기도가 지원하는 것은 좋다. 그렇지만 지금은 피해를 본 분들한테 지원하는 것이 적절한 타이밍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정말 안정화가 됐다, 그러면 소비진작을 해야 되겠다”며 “누구든지 돈을 써줘야 되는데 그 때는 모두에게 지원을 하는 것도, 그런 여력이 있다면 권장해야 된다”고 밝혔다.

이 지사의 일관된 소신인 보편 지급 방식을 두고도 비판 목소리는 이어졌다. 정 총리는 “국민들께서 코로나19 때문에 혜택을 본 국민도 계시고 전과 다름없는 분들도 계시고 피해를 많이 본 분도 계신다”며 “차등 지원하는 게 옳다”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36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여권 '잠룡들' 깨어난다…'힘겨루기' 본격화
대선을 1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2차 재난기본소득 논쟁을 계기로 여권 내 잠룡들의 힘 겨루기가 본격화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총리는 이날 “저는 정치인이다. 당연히 정치로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현재 제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지 않나. 이 일에 매진하는 것이 저의 현재 입장이어서 그 다음에 뭘 하고 하는 것은 제가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현재까지는 이재명 지사가 한발 앞선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1월 둘째주(12~14일) ‘다음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조사한 결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23%로 1위를 차지했다. 한달 전 같은 조사와 비교해 3%포인트 상승했다.

이낙연 대표는 10%의 선호도로 이 지사와 윤석열 검찰총장(13%)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 대표 선호도는 한달새 6%포인트 떨어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5%,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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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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