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했던 재활, 극적인 변신..선발로 일어선 LG 정찬헌 "올해도 11처럼"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21. 1. 2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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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정찬헌(31·LG)은 지난 시즌을 시작하며 등번호를 바꿨다. 26번에서 11번으로 교체했다.

2019년 시즌 중 허리 수술을 받고 재활을 마친 뒤 복귀하는 시즌, “11이라는 등번호가 내 척추를 꼿꼿하게 잘 잡아주고 버텨줬으면” 하는 의미로 오랫동안 쓰던 번호를 바꿨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에 2016년에도 수술을 받았던 정찬헌에게 2020년은 두번째 수술 뒤 ‘재기’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였다.

정찬헌은 정말 ‘11처럼’ 완벽하게 일어섰다. 심지어 선발로 자리를 바꾸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마무리였던 정찬헌이 재활하는 사이 LG 뒷문에는 새 마무리 고우석이 자리잡았다. 국내 선발을 고민하던 LG는 정찬헌을 선발 후보로 두고 시즌을 준비했다. 허리 수술 이후인 정찬헌에게도 불펜 대기보다는 선발 전환이 낫다고 판단했다.

정찬헌은 고교 시절 에이스였지만 입단 2년차였던 2009년부터는 완전히 중간계투로만 뛰었던 투수다. 10여 년 만에 선발로 분류된 정찬헌은 개막 이후 5선발로 들어갔고 19경기에서 7승4패 평균자책 3.51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신인 이민호와 자리를 나눠 열흘에 한 번씩 등판하면서 휴식과 등판을 조절하는 일정으로 프로 데뷔 후 첫 ‘풀타임 선발’에 적응했다.

중간에서 짧게 1이닝을 강하게 던지던 정찬헌은 선발로 변신한 지난해 오래 버티기 위해 다양한 공을 내놨다. 시속 140㎞ 초중반대의 구속에 커브, 슬라이더, 투심, 스플리터까지 여러 구종을 섞었다. 변화구 하나에도 상황에 따라 다른 구속으로 완급을 조절하며 재활 이후 첫 시즌을 끝까지 잘 버텨냈다. 정찬헌은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한 구속보다는 다양성에 중점을 뒀다. 보통 커브는 123~124㎞정도 나오지만 때에 따라 더 느린 105㎞로도 던졌다. 구속을 늘리는 것은 어렵지만 완급조절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구와 노력, 의지로 2020년 재기의 결실을 맺은 정찬헌은 이제 완전한 선발 시즌을 준비한다. 류지현 LG 감독은 일단 정찬헌을 선발로 준비시킬 계획이다. 수술받은 허리 상태를 여전히 주의해야 하지만 지난해보다 등판 간격을 줄이면서 제대로 선발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정찬헌은 “시즌 끝나고 계속 꾸준히 회복 운동을 했다. 일단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잘 치를 수 있는 데 중점을 두고 준비 중”이라며 “선발로 처음 나올 때 익숙지 않았지만 믿음에 보답하려 더 열심히 했다. 이렇게 다시 마운드에 설수 있는 것 만으로도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는 정말 매년 후회없이 던지고 싶다. 그래서 더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다가오는 스프링캠프의 선발 경쟁을 기다리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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