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중산층 회복과 일자리 창출 '두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박수현 기자 입력 2021. 1. 20. 16:00 수정 2021. 1. 2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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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정책인 ‘바이든노믹스’는 크게 국내와 대외 정책으로 나뉜다.

국내 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불균등 완화와 친환경 인프라 투자다. ‘트럼프는 부(富)를 보상했으나 바이든은 노동을 보상한다’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중산층 복구를 시도하고, 청정 에너지 인프라 투자로 기후변화 대응과 일자리 창출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대외 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다자주의 채널 복귀다.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을 시작으로 주요 오바마노믹스 정책을 복원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는 동맹국들과 전선(戰線)을 짜 이전보다 강도 높은 패권 다툼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내각을 이끌 인물들을 중심으로 새 미국의 향방을 톺아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 연합뉴스

◇ 국내 경제

우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근 발표문과 지난달 경제전망(SEP)을 토대로 미국의 현 상황부터 짚어보자면, 지난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중앙값은 9월의 -3.7%에 비해 -2.4%로 크게 올랐고, 실업률 전망은 7.6%에서 6.7%로 개선됐다.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그대로다. 경기 반등에도 물가상승 압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는 뜻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재닛 옐런 차기 재무장관이 이번에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스승인 제임스 토빈 예일대 교수의 ‘예일 패러다임’을 차용해 고용과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관측이다. 예일 패러다임은 경기 침체, 위기 극복 등과 같은 단기 과제 해결은 케인지언 이론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과 완전 고용 등과 같은 장기 과제는 신고전학파 이론을 적용한다는 독특한 정책 처방 패키지다.

옐런을 보조해 정책을 펼쳐나갈 이들을 보면 이러한 예상에 더욱 힘이 실린다. 바이든은 재무부 부장관에 월리 아데예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제경제 담당 부보좌관,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에 니라 탠든 미국진보센터(NEC) 의장,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NEC) 위원장에 세실리아 라우스 프린스턴대 교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브라이언 디스 블랙록 전무이사를 각각 임명했다. 오바마 경제학자들의 귀환이다.

옐런호(號)는 부와 소득의 불균등을 완화한다며 바이든이 내세운 연방 최저임금 인상, 노조결성 지원 등 정책도 적극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라우스와 텐든 등은 오바마 정권에서 이미 노동자의 소득 개선과, 경제적인 차별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춰왔다. NEC 위원에 임명된 자레드 번스타인 전 부통령 수석경제보좌관과 헤더 바우시 워싱턴평등성장 대표도 노동권 선진화를 위한 정책을 밀어왔다.

새 정부에서는 교통장관, 에너지장관, ‘기후 차르’ 3인방의 역할도 두드러질 것으로 점쳐진다. 바이든은 청정 에너지 분야에 4년간 약 2조달러를 투입해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1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장관에 발탁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지명 직후 "임금을 제대로 받는 수백만 일자리를 창출하고, 현대적이고 지속 가능한 인프라를 통해 지역사회를 재건하겠다"고 약속했다. 에너지장관에 내정된 제니퍼 그랜홀름 전 미시간주 주지사는 2009년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 태양 전지판 생산 장려금 지원 등 정책을 펼쳐 디트로이트 자동차업체들을 살리는 데 주력한 바 있다.

기후 정책 최고 책임자로 지목된 지나 매카시 전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오바마 2기 때 ‘청정전력계획’을 주도했다. 청정전력계획은 203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의 탄소배출량을 2005년 대비 32%로 낮추고 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은 28%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미국의 본격적인 산업구조 전환을 예고했다는 평을 받았으나,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백지화됐다.

◇ 대외 경제

바이든의 대외 정책은 국내 정책과 마찬가지로 중산층 확대를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공정무역과 대중(對中) 강경책, 미래 기술·산업 촉진을 통해 과거 호황을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큰 흐름은 트럼프 정부와 같지만 다자주의를 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바이든의 공급망 재구축 구상을 보면 좀 더 이해가 쉽다. 미국의 제조·생산 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수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동맹들과 협력하겠다는 내용인데, 바꿔 말하면 트럼프식(式) 미국우선주의를 동맹들과의 관계 개선으로 보완해 ‘공공의 적’ 중국에 맞서겠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이를 위해 취임 즉시 트럼프가 탈퇴했던 각종 국제 협약에 복귀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동맹들과의 재연합을 향한 바이든의 의지는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초대 국무장관으로 내정한 데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블링컨은 미국이 국제사회에서의 지위를 회복하면 중국과의 협상에서 더 큰 지렛대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7월에는 "트럼프가 동맹들과의 관계를 훼손하며 (미·중 관계에서) 미국을 더 약하게 만들었다"며 "대중 정책을 위해 동맹들의 결집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캐서린 타이 하원 조세무역위원회 민주당 수석 무역고문을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지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타이는 지난 2007년부터 7년간 통상 분야 변호사로 USTR에서 근무하는 동안 중국의 약점을 이용한 협상 전략을 제시하며 두각을 드러낸 인물이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했을 당시 책임자로 상대했던 것도 그다.

타이는 만다린어에 능통한, 중국 거주 경험이 있는 대만계이기도 하다. 트럼프 때보다 강도높은 중국 때리기에 적합한 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그의 과거 발언은 바이든의 공약과도 유사한 면이 많다. 지난해 8월엔 트럼프의 대중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보다 공격적인 방법을 제안했다. 경제적 조치 외에도 인권 문제 등 광범위한 사회적·정치적 압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픽=송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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