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승 유통학회장 "오프라인 위기, 유통업-中企 상생으로 극복해야"

최동현 기자 2021. 1. 2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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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유통업계, 제품·서비스·매장 혁신해야 생존"
"유통-제조 '신뢰' 구축하고 각자 경쟁력 극대화해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왼쪽 세 번째부터)과 황범석 한국백화점협회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소상공인·백화점 상생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통업 전반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소상공인의 판로 등을 지원해온 5대 백화점의 우수 상생사례를 소개함으로써 대형유통업과 중소상공인간 자발적 상생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1.1.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유통시장은 '언택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유통은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놔야 합니다."

정연승 차기 한국유통학회장(단국대 경영학부 교수)은 "오프라인 유통업이 생존하려면 협력업체와 결속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대·중소기업 상생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직면한 '위기'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난 100년간 유통업계 최강자로 군림했던 백화점은 이커머스에 서서 자리를 내주고 있다.

정 회장은 "오프라인의 위기와 도전은 오프라인으로 받아야 한다"고 제언한다. 온라인은 결코 달성할 수 없는, 오프라인에서만 누릴 수 있는 '품질'과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오프라인 극대화' 비결로 '상생'을 제시한 이유를 들어봤다.

◇"유통-제조 신뢰 구축하고 시너지 극대화 해야"

정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상공인-백화점 상생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유통 제조 상생협력 방안 제언'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의 연구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붕괴는 세계 공통으로 나타는 현상이다. 정 회장은 "글로벌 경기는 2006년을 정점으로 지속 하락세를 보였고, 오프라인 유통업도 2012년 이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고 분석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을 맞으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정 회장은 "유통시장은 '언택트'(비대면)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재편됐다"며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은 생존을 위해 제품과 서비스, 매장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정 회장은 오프라인 유통업이 혁신을 달성하기 위해 '유통업체와 중소기업의 신뢰 구축'을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는 Δ유통-제조간 판로연계형 사업 확대 Δ상품기획에서 브랜딩까지 이어지는 토탈케어 Δ유통 상생 교육 플랫폼 도입 Δ유통 상생지수 개발 및 고도화를 꼽았다.

그는 글로벌 기업 '존슨앤존슨'(J&J)과 '월마트'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양사는 점포에 물량이 품절되는 일이 없도록 약속했다"며 "J&J는 선적을 지연하지 않고, 월마트는 적기에 상품을 진열했다. 두 기업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업한 결과 각자의 매출이 증대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백화점이 중소협력사 제품을 입점시켜 판로를 열어주는 '일차원적 상생'을 넘어,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시너지를 내야 모두의 이익이 극대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마트와 지평주조가 공동 개발한 프리미엄 막걸리 '지평 이랑이랑'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7월 첫선을 보인 이랑이랑은 출시 직후 8만병이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이랑이랑은 이마트 전체 막걸리 매출 3위에 올라있다.

정 회장은 "이랑이랑은 공동개발 제품이지만, 이마트는 판매 수익을 지평주조에 밀어줬다"며 "막걸리를 사러 온 고객이 다른 제품도 구매하면서 이마트와 지평주조 모두 '윈윈'(win-win)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강조했다.

황범석 한국백화점협회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소상공인·백화점 상생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1.1.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백화점 업계, '교육 플랫폼' 만들어 中企 키워라"

정 회장은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중장기 비전으로 '유통 상생 교육 플랫폼' 구축과 '유통 상생 지수 고도화'를 제안했다.

제품 개발이나 마케팅 역량이 부족한 중소제조업을 대상으로 '유통 노하우'를 전수하고,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질 좋은 상품을 공급받아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체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구상이다.

정 부회장은 "미국 '스코어 재단'과 'NRF 재단'은 일찍부터 은퇴한 유통전문가를 다양한 중소제조업에 파견해 자체 상품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도 유통대기업과 협업하는 중소기업, 중소유통기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육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 정부 주도 교육은 현장감이나 실행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AK 5대 백화점이 주도해 교육 플랫폼을 론칭하면 교육의 질, 체계성, 현장감, 효율성이 훨씬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업계가 나서서 '유통상생지수'를 개발하고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현행 지표들은 대체로 제조업 중심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어떻게 느끼는지 측정할 방법이 없다"며 "업태별로 유통업체와 협력업체를 선정하고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방법으로 소비자 정보를 항상 체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도 정 교수가 제시한 '상생 솔루션'에 동감하며 적극적인 백화점-중소기업 상생을 약속했다. 황범석 한국백화점협회장(롯데백화점 대표)은 이날 발표회에 참석해 "이제 우리는 코로나19 이후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며 "백화점은 코로나19 이후 찾아올 뉴노멀 시대를 중소기업과 함께 고민하고 이겨내겠다"고 약속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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