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트럼프 대중국 정책 방향 옳았다"

바이든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 지명자
"방식 동의 않지만, 원칙은 올바른 방향"
"중, 미국 최대의 도전이자 위협"
대중국 강경 정책 유지 내비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19일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에 대해 “올바른 방향이었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대중국 강경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내비친 셈이다.

블링컨 지명자는 19일(현지시각)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강경한 접근을 택한 것은 옳았다”며 “여러 영역에서 걸쳐 트럼프 행정부가 취한 방식에 동의하지 않지만, 기본적인 원칙은 올바른 방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원칙이 미국의 외교정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동맹을 소외시키고, 인권 문제를 전면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등 잘못된 방식을 택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기술적 권위주의 체제’로 규정한 블링컨 지명자는 “중국의 경제적 자유화가 정치적 자유화로 이어질 것이란 공감대가 있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중국이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가장 큰 도전이자 위협이란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몇 년 새, 특히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도광양회’(재능을 숨기고 인내하며 때를 기다림)의 시대가 끝났다는 점을 여실히 지켜봤다”며 “중국은 국제 사회의 표준과 기준을 정하는 세계 주도국이 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블링컨 지명자는 퇴임을 앞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중국 당국의 신장 자치구에서 위구르족 무슬림을 ‘인종학살’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에 대해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구르족 남녀와 어린이를 강제 구금하고, 중국 공산당의 이념에 맞게 ‘재교육’을 시도하는 것 등은 인종학살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이후 한달 안에 취할 조처와 관련한 질의엔 “위구르족의 강제노역을 통해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차단하고, 이들을 탄압하는데 활용될 수 있는 기술 등의 수출을 금지하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대만 문제에 대한 강력한 초당적 입장이 장기간 유지돼왔다”며 “바이든 행정부 역시 대만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책임에는 대만이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도 포함된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절대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제사회에서 대만이 보다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국가 지위를 요구하지 않는 국제기구에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제무대 참여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