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과 다르다"던 벤처 1세대 김범수, 1452억 주식증여 속내는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김범수(55) 카카오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19일 카카오 주식 33만주(1452억원어치·19일 종가 기준)를 가족과 친인척들에게 증여했다.
이 중 아내와 20대 자녀 둘에게 각각 6만주(264억원)씩 증여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갑자기 왜?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김 의장이 아내 형미선씨와 자녀 상빈(28)·예빈(26)씨에게 증여한 카카오 주식은 각각 6만주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거 '자녀에 경영권 물려주지 않겠다' 뜻 밝혀
재벌식 승계 공식 되풀이할지 관심 쏠려
김범수(55) 카카오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19일 카카오 주식 33만주(1452억원어치·19일 종가 기준)를 가족과 친인척들에게 증여했다. 이 중 아내와 20대 자녀 둘에게 각각 6만주(264억원)씩 증여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갑자기 왜?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김 의장이 아내 형미선씨와 자녀 상빈(28)·예빈(26)씨에게 증여한 카카오 주식은 각각 6만주다. 이외에 누나·동생 등 친인척에게는 모두 15만주를 줬다. 김 의장의 카카오 지분율은 14.20%(1250만631주)에서 13.74%(1217만631주)로 0.46%포인트 낮아졌다. 그간 김 의장은 2010년 카카오 설립 초기 친인척들에게 지분을 넘겼다가 구설에 오른 뒤부터는 사회복지단체 기부 목적으로만 주식을 증여해왔다.
카카오 쪽은 “김 의장 개인적 일이라 회사 차원에서 설명할 내용은 없다”고만 밝히고 있다. 김 의장이 경영진에 지분 증여에 대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카카오의 한 고위 임원은 “뒷바라지한 친인척들에게 마음의 빚을 갚으려고 한 게 아닌가 짐작만 해볼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 의장은 한때 할머니를 포함해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서 생활할 만큼 형편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진다. 5남매 중 셋째인 김 의장 뒷바라지를 위해 누나 둘과 남동생·여동생은 모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 덕에 김 의장이 서울대(산업공학 학·석사)를 졸업하고 오늘날의 카카오를 일굴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에스케이(SK) 총수 일가의 지분 증여가 떠오른다는 시각도 있다.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은 2018년 11월 회장 취임 20주년을 맞아 ㈜에스케이 주식 329만주(1조원 상당)를 동생을 비롯한 친인척 다수에게 증여했다. 당시 최 회장과 회사 쪽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진 마음의 빚을 갚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룹의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선대 회장의 주식을 최 회장이 몽땅 물려받을 수 있도록 합의해준 친인척에게 몫을 돌려준다는 취지다.
■경영권 승계 포석? 하지만 일부에선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증여로 친인척에게 마음의 빚을 털어낸 김 의장이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 작업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카카오의 또 다른 고위 임원은 “김 의장 자녀에 대해선 (취업 여부, 전공 분야 등) 아는 바 없다. 회사(카카오 및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 의장을 비롯해 50대 중반에 접어든 1세대 벤처기업가의 경영권 향방은 재계 전반의 관심사다. 과연 성공한 벤처기업가들도 재벌식 승계 공식을 답습할지 여부가 핵심이다. 과거 김 의장은 ‘재벌과 다르다’며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김정주(53) 넥슨 창업자 겸 엔엑스씨(NXC, 넥슨 지주회사) 대표, 이해진(54) 네이버 창업자 겸 네이버 글로벌 최고책임자(GIO), 김택진(54) 엔씨소프트 창업자 겸 대표 모두 비슷한 처지다. 공교롭게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고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이 삼성에스디에스(SDS)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 인수 등을 통해 승계에 필요한 자금 불리기를 시작한 시점도 고 이 회장이 55살 때였다.
한 벤처기업 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그동안 업계에선 성공한 벤처기업 창업자가 회사를 자녀에게 물려주는 일이 일어난다면, 나이나 성격으로 볼 때 김 의장이 1호가 될 것이란 얘기는 있었다”고 전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 유색인종 50%·여성 46%…다양성 꽃피운 ‘바이든 내각’
- 이런 ‘외교 존재감’ 처음 남기고…강경화, 3년7개월 만에 퇴장
- 검찰, ‘이용구 폭행’ 택시기사 휴대폰 영상 복원
- ‘부정입학 도운 혐의’ 연세대 교수 2명 영장 기각
- 공매도가 뭐길래? 개미는 왜 두렵나…오해와 쟁점 정리
- 내일 낮부터 비 와요, 외출할 때 ☔ 챙기세요
- 정은경 “학교 감염 많지 않아…등교 중지 피해가 더 커”
- 이낙연 ‘공개 견제’ 다음날 ‘재난기본소득 10만원’ 승부수 띄운 이재명
- ‘롤러블폰’ 호평 며칠만에…LG전자 “모바일 사업 매각까지 검토”
- 김현종 “뉴욕 촌놈이 두 대통령 모셔…난 운 좋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