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없이 안된다"..이낙연·이재명, 與 심장부 구애 뜨겁다
이재명 "호남은 민주·개혁 중심" 애정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차기 대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권 내 대권 주자들의 호남 민심 구애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정치적 지지기반인 '호남'의 지지 없이 대권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유력 대권 주자들의 잇따른 광주행과 호남껴안기가 이어지면서 대선 경선 경쟁이 조기 개막하는 모습이다.
'전직 대통령 사면 건의' 발언으로 곤경에 처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8일 광주를 찾아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이 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연 날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양동시장 내 이른바 '노무현 국밥집'에서 식사를 하고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청에서 김희중 대주교와 면담도 했다.
이 대표는 5·18민주묘지 참배 후 5월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국회에서 5·18 관련 3법이 통과돼 5·18에 대해 그 누구도 범접하거나 훼손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그걸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5월 정신이 광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횃불이 되도록 더욱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논란을 빚은 '사면론'에 대해서는 "대통령님의 뜻을 존중한다. 대통령님의 말씀으로 그 문제는 매듭지어져야 한다"고 짧게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전임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들도 많이 있고, 그분들 가운데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매우 아파하거나 안타까워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리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국민들의 아픔까지도 다 아우르는, 그런 사면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루자라는 의견은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이 대표의 발언을 일정 부분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의 이날 광주 방문은 '호남마저 무너져서는 안된다'는 절박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대표는 연초 이명박·박근혜 등 두 전직대통령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가 여권 지지층을 중심으로 반발을 샀다.
당 대표 취임 후 하락세를 이어온 지지율도 두 자릿수까지 위협받을 정도로 떨어지면서 '대세론'이 허물어졌다.
이 대표의 고향이자 최대 정치적 기반인 호남에서도 대권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지지율을 추월당하며 역풍을 맞았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이 대표의 최대 정치적 기반인 호남의 민심이 심상치 않아 서둘러 봉합할 필요가 있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열린 날, 집권여당 대표가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뒤로 하고 광주를 찾은 건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여권의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호남을 '대한민국 민주·개혁 진영의 중심'으로 꼽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 지사는 19일 오후 KBS '뉴스7 광주전남' 출연해 "민주당의 뿌리는 호남이고, 거기 더해서 대한민국의 민주 진영, 개혁 진영의 중심도 역시 호남"이라고 말했다.
또 "호남 여러분들이 매우 공리적 판단을, 또 전국적 판단을 매우 잘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세력들 방향을 정해 오셨기 때문에 결국은 호남이 정하는 대로 대체적으로 결정 나는 것 같다"며 대선에서 호남의 영향력이 절대적임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최근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일부 법률도 개정됐지만 앞으로 조금 더 많은 과제들이 모여 있는 것 같다"며 "광주시민들께서 대한민국 역사를 위해 희생하고 새로운 길을 제시해 주신 것에 대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대표와 이 지사는 설 명절 전에 다시 호남 방문에 나설 예정이어서 차기 대권주자의 호남 구애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명절 전 2~3차례 광주·전남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 지사는 29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이용섭 시장 면담, 광주 국회의원들과 간담회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집권여당 대권후보들의 잇단 호남 껴안기는 대선에서 호남의 중요성을 반영한다"며 "'호남 만으로 안 되지만 호남 없이도 안 된다'는 게 민주당의 대선 승리 불문율인 만큼 호남의 민심은 반드시 갖춰야 할 필요조건이라 대권주자들의 호남 구애는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nofatej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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