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택배비 육지보다 6배나 비싸다

섬이라는 이유로 별도 권역 구분
건당 2000여원 추가 배송비 부과
판매자에 따라 최대 2만원 차이

제주도민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6배나 많은 택배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제주지역 택배 배송비가 육지보다 6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되는 등 여전히 도민들의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사한 종류의 제품도 판매자에 따라 택배비가 최대 2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는 20일 제주녹색소비자연대에 의뢰해 실시한 ‘2020년도 도서지역 추가 배송비 부담 2차 실태조사(지난해 7∼12월)’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 제주지역 평균 총배송비는 건당 2,528원으로, 지난해 6월에 발표한 1차 조사결과(지난해 1~6월) 당시 2,596원보다 68원 낮아졌다. 또 제주가 섬이라는 이유로 총배송비에 포함되는 추가 배송비는 건당 평균 2,111원으로, 1차 조사 때보다 189원이 낮았다. 이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온라인쇼핑이 급증하면서 전자상거래업체 간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추가 배송비는 도서 및 산간지역 택배 운송 시 추가되는 비용을 말한다. 제주지역은 항공기나 선박을 이용해 배송하는 특수 여건 때문에 택배 운송 시 업체들이 별도 권역으로 구분해 추가 배송비 명목으로 별도 요금을 추가 적용하고 있으며, 총배송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도내 평균 총배송비는 소폭 내렸지만, 다른 지역 총배송비 417원에 비교해서는 무려 6.1배나 높았다. 지난해 1차 조사 때 제주와 타 지역 평균 총배송비 차이는 4.9배로, 격차가 더욱 커졌다.

이번 2차 조사 결과 913개 제품 가운데 57.6%(525건)가 제주지역에 대해 추가 배송비를 청구했다. 업태별로는 소셜커머스(95.6%), 오픈마켓(94.7%), TV홈쇼핑(15.9%) 등 순이다. 특히 유사한 종류의 제품을 동일 구간으로 배송할 경우 일부 제품은 판매자에 따라 추가 배송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동일한 조건임에도 판매자에 따라 추가 배송비가 1,000원에서부터 2만원까지 차이가 발생했다.

도는 택배 추가 배송비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표해 택배업계의 배송비 인하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도는 앞서 지난해 11월 제주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도서지역 택배 특수배송비의 제도개선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벌였지만, 동의한 인원이 기준에 미달해 무산됐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