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강탈했던 지광국사탑 110년만에 고향 품에

전지현 2021. 1. 2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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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복원 거쳐 본래 모습 찾아
보존처리 완료된 앙화
일본에 강탈당하고 한국전쟁 중 폭격에 부서졌던 '비운의 승탑'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국보 제101호)이 본래 모습을 되찾아 11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간다.

20일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2016년부터 5년여에 걸친 지광국사탑 보존처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광국사탑은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지에 세워졌던 고려 시대 국사(國師) 해린(984~1070)의 승탑이다. 독특한 구조와 화려한 조각, 뛰어난 장엄장식으로 역대 가장 개성 있고 화려한 승탑으로 꼽힌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인 1911년 일본인이 탑을 해체해 원주에서 서울로 반출하면서 수난이 시작된다. 서울 명동 무라카미 병원으로 옮겨진 탑은 1912년 서울 중구 남창동 와다 저택 정원으로 또 옮겨졌고, 그해 5월 일본 오사카로 가는 등 10차례 넘게 이전당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폭격으로 상부가 무너지기도 했다.

보존처리 완료된 옥개석
지광국사탑은 그간 두 차례 정기조사와 특별 종합점검, 정밀안전진단에서 다수 균열과 모르타르(1957년 시멘트와 철근 등을 사용해 복원한 부분) 복원 부위 손상이 확인됐다. 더구나 옥개석(지붕돌)과 상륜부가 구조적으로 불안정해 추가 훼손 우려까지 제기돼 2015년 전면 해체·보존처리가 결정됐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이듬해부터 석탑을 완전 해체하고 보존처리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해체 부재들을 기록하고, 모르타르는 걷어냈으며, 결실된 부재는 새로운 석재로 제작하고, 파손 부재들은 접착했다.

센터 측은 "새로 구해야 하는 신석재의 경우 전국의 주요 석재 산지를 조사해 지광국사탑이 있던 원주에서 채석했는데, 탑이 조성될 당시 사용된 석재와 가장 유사한 재질로 구했다"고 설명했다.

보존처리 완료된 탑신석
아울러 유리건판, 실측도면 등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해 결실 부분의 형상을 복원했고, 전통 기술과 도구로 가공하고 접합했다. 전체 29개 부재 중 19개에 대해 부분적으로 신석재를 사용했으며, 옥개석(지붕돌)과 앙화(꽃이 위를 쳐다보는 모양의 조각), 보륜(탑 상륜부 원형 모양의 부재) 등의 부재는 절반 정도를 신석재로 복원해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최근 연구 결과를 담은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보존·복원Ⅲ' 보고서를 발간해 누리집에 공개했으며, 지광국사탑 관련 문화재 정보와 보존처리 관련 내용을 웹툰으로 제작해 온라인 공개하기로 했다.

보존 복원 보고서 표지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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