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핵추진 무인 잠수모함' 미래 무기로 제안..논란 일자 삭제

박병수 2021. 1. 2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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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방사청)과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ADD)가 '원자력(핵) 추진 무인 잠수모함'을 미래 신개념 무기체계로 제안했다.

연감은 '미래도전 국방기술이 제안하는 신개념 무기 체계' 14번째 항목에서 '원자력 추진 무인 잠수모함'을 꼽고 있다.

그러나 연감의 이런 내용이 핵잠수함 개발 추진과 연계해 논란을 빚자, 국과연은 이날 오후 자료를 내어 "'원자력 추진 무인 잠수모함'은 발간된 책자에 기재된 '장주기 다목적 무인 잠수정'을 오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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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체계 소요연감> 14번째 항목에 기재
'핵잠수함 연상' 논란에 "핵추진 확정된 바 없다"
대잠·기뢰작전과 정찰·구조 작전에 투입
핵추진 무인 잠수모함 개념도. 출처 : 국과연이 수정하기 전의 무기체계 소요연감.

방위사업청(방사청)과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ADD)가 ‘원자력(핵) 추진 무인 잠수모함’을 미래 신개념 무기체계로 제안했다. 정부 기관이 민감한 문제인 핵을 미래 잠수함에 활용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논란이 일자, 국과연은 자료를 내어 “신개념 잠수함의 동력원은 확정된 바 없다”고 물러섰다.

국과연은 20일 오전 방사청과 공동 발간한 ‘미래 도전 국방기술이 제안하는 무기체계 소요연감’을 누리집에 공개했다. 연감은 ‘미래도전 국방기술이 제안하는 신개념 무기 체계’ 14번째 항목에서 ‘원자력 추진 무인 잠수모함’을 꼽고 있다. 원자력 추진 잠수모함은 연감에서 “저농축 우라늄 장주기 운전 차세대 원자력 시스템 기술을 활용하고, 고유안전성을 가진 차세대 원자로 개념을 도입하여 무인 운전을 수행하는 잠수모함”으로 규정됐다.

운용 개념에 대해선 “대잠 작전 및 기뢰작전을 포함해 정찰·탐색 및 구조 작전에 투입되어 유사시 적 잠수함 또는 수상함을 신속히 타격 가능한 어뢰발사 및 기뢰부설 임무와 특정 지역에 대한 감시정찰 및 위험 징후 파악 임무를 수행하도록 운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무인 시스템이긴 하지만 현재 해군에서 운용하는 통상적인 유인 잠수함의 임무는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또 “평시에는 수상·수중·공중으로 감시 가능한 정찰 시스템 운용을 위해 드론을 함께 전개”한다고, 이들 정찰용 드론을 싣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 바다에는 무인함정이나 무인잠수정을, 공중에는 무인항공기를 내보내 정찰하도록 하는 ‘모함’의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도 밝혔다.

이번 연감의 원자력 추진 무인 잠수모함 언급은 최근 남북한에서 핵잠수함과 관련한 민감한 발언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최근 제8차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핵잠수함 설계 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단계에 있다”고 핵잠수함 개발을 공식화했다. 또 남쪽에서는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해 7월 인터뷰에서 “차세대 잠수함은 핵연료를 쓰는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이라고 핵잠수함 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남세규 국과연 소장은 이번 연감 발간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어 “해당 사업에 포함된 기술들이 적용된 미래 첨단 무기체계를 수립하는 데 필요한 방향을 제공할 것”이라며 ”미래 전장의 혁신적 변화를 상상해 볼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담당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감 발간은 정부가 핵잠수함 추진 쪽에 한 발 더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연감의 이런 내용이 핵잠수함 개발 추진과 연계해 논란을 빚자, 국과연은 이날 오후 자료를 내어 “‘원자력 추진 무인 잠수모함’은 발간된 책자에 기재된 ‘장주기 다목적 무인 잠수정’을 오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누리집에도 ‘원자력 추진 무인 잠수모함’을 삭제하고 ‘장주기 다목적 무인 잠수정’으로 대체한 새 연감을 다시 올렸다. 국과연 관계자는 “최종 승인된 연감이 아니라 중간 검토 단계에서 작성된 연감이 누리집에 잘못 올라가 오해가 생겼다“며 “원자력은 장주기 다목적 무인 잠수정 동력원의 후보 중 하나이며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국과연이 누리집에 애초 올린 연감 내용.
국과연이 수정해 다시 올린 연감 내용. 원래 있던 ‘원자력 추진 잠수모함’이 ‘장주기 다목적 무인 잠수정’으로 바뀌었다.

이밖에 연감은 2018년부터 추진해온 미래도전국방기술 사업에서 발굴한 초소형 SAR 위성군의 설계 및 제작, 운용능력 확보 등 17개 기술과제를 소개하고 이들 기술 등을 적용한 통합감시정찰 체계, 인공지능 기반 다기능 레이더 등 21개 신개념 무기체계를 소개하고 있다.

수정된 연감은 국과연 누리집(www.add.re.kr)에 접속해 ‘ADD 채널’→ ‘홍보영상/책자’→ ‘홍보책자'로 들어가면 내려받을 수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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