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Lab] '먹을 것 없던 잔치?' 알고 보면 재밌는 리버풀-맨유전

조영훈 2021. 1. 2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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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Lab] '먹을 것 없던 잔치?' 알고 보면 재밌는 리버풀-맨유전



(베스트 일레븐)

축구 경기를 보다보면 주목할 만한 현상이 도드라지곤 한다. 빼어나게 빛나는 선수가 나타날 때도, 언더독 팀이 ‘파죽지세’가 될 때도 있다. <베스트 일레븐>은 축구 데이터 분석 업체 <팀트웰브>와 합작해 이 현상을 데이터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일레븐(11)과 트웰브(12)가 만난 ‘11.5Lab(Laboratory)’이다. 11.5Lab은 1위 자리를 놓고 맞붙었던 18라운드 빅 매치, 리버풀-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전을 분석했다. <편집자 주>


점유는 리버풀이, 실속은 맨유가

시작부터 두 팀의 경기 운영 방식에는 극명한 차이가 있었다. 주도권을 쥔 건 리버풀이었고, 맨유가 카운터를 노렸다. 양 팀의 경기 스탯을 확인해보자. 슛(17:8), 패스(667:344), 드리블(20:18), 터치 (865:549)였다.
경기를 점유한 건 리버풀이다. 그런데 골키퍼 세이브 수치(4:3)와 오프사이드 횟수(1:8)를 보면 경기 중에 맨유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려는 시도를 자주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오히려 파울 횟수는 15:6로 리버풀이 더 높기에, 맨유가 리버풀을 꽤 곤혹스럽게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슛 스탯을 살펴보면 전체 슛 횟수는 17:8로 리버풀이 앞섰다. 그러나 리버풀의 슛 17개 중 6개는 빗나갔고, 8개는 상대 수비에게 막혔다. 유효 슛 비율은 17.6%에 그쳤다.

반면 맨유는 8개의 슛을 했지만 절반이 유효슛이었다. 물론 두 팀이 슛 찬스를 잡았을 때 리버풀은 맨유의 수비진이 다수 포진해있는 상황이었다는 점, 맨유는 상대적으로 헐거워진 리버풀의 수비진을 상대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히트맵으로 보는 솔샤르와 클롭의 지략 대결

골고루 분포된 리버풀의 히트맵과 달리 맨유는 오른쪽에 비해 왼쪽에서 깊숙한 지역까지 전진했다는 바를 알 수 있다. 이날 패스 능력이 좋은 폴 포그바는 오른쪽에 위치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은 역습 시 포그바의 패스와 마커스 래쉬포드의 침투 능력을 활용해 리버풀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와 조던 헨더슨의 뒷공간을 공략하려고 했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이를 의식했다. 이에 평소와는 다르게 헨더슨을 왼쪽에 두고 오른쪽에 파비뉴를 두어 이를 상쇄시키고자 했다. 어느 정도 성공이었다.


포그바와 래쉬포드의 히트맵이다. 포그바가 주로 오른쪽 아래에서 활동을 하였고 래쉬포드가 왼쪽 깊숙이 전진한 점을 알 수 있다.


각각 vs 맨유, vs 사우스햄튼 헨더슨의 히트맵이다. 헨더슨의 수비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클롭 감독은 헨더슨과 파비뉴의 자리를 바꿨다.


제라드의 귀환? 공·수 다했던 티아고

<11.5Lab>은 나름대로 경기 최고의 선수를 꼽았다.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로 출전한 티아고 알칸타라가 그 주인공이다. 알리송의 팬들이 아쉬울 수 있지만 골키퍼는 데이터가 많지 않기에 양해 부탁드린다. 티아고는 이 경기에서 수비부터 공격까지 종횡무진하며 활약했다.


티아고의 드리블은 모두 공격 지역에 포진해있다. 티아고가 공격에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티아고의 드리블 성공 횟수는 양 팀 통틀어 2위다. 5번의 드리블 시도 중 5번 모두 성공했다. 1위는 맨유의 앤서니 마샬로, 7개의 드리블 중 6개를 성공시켰다.


패스 성공 횟수도 양 팀 통틀어 1위를 기록했다. 티아고는 가장 많은 96번의 패스를 시도하여 83번을 성공시켰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지만, 무승부는 공정

양 팀 감독들의 지략 대결의 결과는 위와 같다. 찬스는 35%:35% 비율로 동일했다.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기대 득점(xG)은 1.20:1.19로 양 팀 모두 한 골 정도는 득점해야 했던 경기였다.

그런데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의 놀라운 선방과 맨유 수비진의 집중력이 서로 득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골대로부터 20야드 즉, 상대방 박스 근처부터 골대까지의 지역에서 패스를 성공시킨 횟수(DEEP)는 리버풀이 17회, 맨유가 5회였다.

전방 압박 지수(PPDA)는 리버풀이 5.43, 맨유가 19.26이었다. PPDA 값은 낮을수록 압박이 성공적이었다는 바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기대 승점(xPTS)은 1.34 와 1.35로 무승부가 적합했다는 결론이다.

많은 팬들이 우승 경쟁이 걸린 이 경기를 유심히 지켜봤다. 경기는 0:0으로 다소 싱겁게 끝났다. 실망감이 컸겠지만 오히려 내용은 알찼다. EPL 우승 경쟁은 점점 안개 속이다.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같은 강호들 사이에서 맨유의 약진이 도드라진다. 끝내 웃게 되는 팀은 어딜지 주목되는 이번 시즌이다.

글=팀트웰브 김동현 팀장(kimdh@team12.co.kr),
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후스코어드닷컴, 언더스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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