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본사, G마켓·옥션 매각 공식화..알짜 매각 배경은

윤희훈 기자 2021. 1. 2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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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본사, 한국 사업 매각 시사
매매가 5조원 추정…롯데·신세계·PEF 등 거론

글로벌 온라인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 이베이가 국내에서 G마켓, 옥션, 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베이는 "한국 사업에 대한 광범위한 전략적 대안을 평가, 검토, 타진하는 절차를 개시했다"면서 "주주들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미래의 비즈니스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

이베이가 이베이코리아에 대해 구체적으로 매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진 않았지만, '전략적 대안·주주 가치 극대화'라는 표현을 통해 사실상 매각을 공식화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최근 불거진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설이 구체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이베이가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사업이 크게 신장했지만 아마존을 포함한 경쟁업체들에 성장이 더딘 상태"라면서 "이베이는 현재 1억8300만명의 적극적인 구매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의 11%가 한국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이베이의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제이미 이아논은 회사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베이는 경영에 적극 개입해 온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압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티켓 거래 사이트인 스텝허브를 스위스의 '비아고고'에 40억5000만달러(한화 4조7648억원)에 매각한 것도 이런 이유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모든 사항은 본사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이베이코리아에선 매각 진행과 관련된 내용에 알지 못한다"고 했다.

◇잘 나가던 이베이코리아...매각 배경은
이베이코리아는 이커머스 업계 ‘알짜’ 기업으로 통한다. 2019년 이베이코리아는 1조954억원의 수수료 매출을 기록하며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이 회사는 2005년부터 15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쿠팡이 연간 1조원의 적자를 내는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외형과 달리 성장세는 뒤쳐진다는 지적이다. 로켓배송을 앞세워 쿠팡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네이버도 쇼핑 사업 본격화를 선언했다. 여기에 신세계와 롯데 등 전통 오프라인 유통기업들도 온라인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모습이다.

상품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고 중간 수수료를 받는 통신판매업 모델의 한계론도 나오고 있다. 최근 이커머스들은 차별화된 상품과 빠른 배송 등을 위해 직매입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와 같은 단순한 통신판매업 사업은 국내에서 더 이상 경쟁력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아마존에 밀려 이베이가 사양길을 걸었던 상황이 한국에서도 재현될 수 있는 만큼 가장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시기에 회사를 매각하는 게 최선이라는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매매가 5조원?...롯데·신세계·현대 등 인수후보 거론
관건은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다. 이베이 측에서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으로 5조원 이상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가격이 비싸게 책정됐다는 평가가 많다. 성장세가 한풀 꺾여 인수 프리미엄이 크지 않다는 이유다.

업계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주체로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 기업을 주목한다. 롯데온과 쓱닷컴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이커머스 시장 1위로 급부상할 수 있다. H몰 등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타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현대백화점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온라인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

자금력을 확보한 사모펀드사(PEF)들도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내외 대형 PEF들은 지난해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실탄을 확보했지만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움직였다.

가장 유력한 PEF는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다. KKR은 2015년 티몬의 최대주주가 됐으며, 올해 초 4000억 원의 추가 투자에도 참여했다. 이 외에도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 SSG닷컴에 투자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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