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식, 백악관 이삿날 풍경도 달라진다
[경향신문]
미국 대통령 취임식 날은 전·현직 대통령의 이삿날이기도 하다. 전·현직 대통령이 취임식 행사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관례였고, 취임식이 치러지는 5시간 동안 백악관 직원들은 새 주인을 맞이하기 위한 이사와 대청소 준비로 분주해진다.
그런데 올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은 그간의 관례와 전통을 깨는 새로운 방식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우려로 행사가 축소된 데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로 백악관 주변이 봉쇄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 불참을 선언하면서 ‘평화로운 정권이양’을 상징하는 모습도 볼 수 없게 됐다.
일반적으로 퇴임하는 대통령은 취임식이 치러지는 20일(현지시간) 오전 8시30분쯤 백악관 직원들에게 작별인사를 한다. 백악관 직원들은 대통령에게 감사의 선물을 건넨다. 그러나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백악관 직원들에게 대면으로 작별인사를 할지가 불투명하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9일 전했다.
퇴임하는 대통령이 새 대통령을 맞이해 백악관을 안내하거나 덕담을 건네는 전통도 깨진다. 따라서 오전 10시30분쯤 전·현직 대통령이 리무진을 타고 연방의회 의사당을 함께 찾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취임식이 본격 시작하는 10시30분부터 5시간 동안 백악관 직원들에게는 백악관 새 주인을 맞이하는 분주한 시간이 시작된다. 5시간 이내에 전임 대통령의 이삿짐을 사저로 보내고, 취임하는 대통령의 짐을 새로 들여야 한다. 백악관은 대청소에 돌입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남아있을지 모를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 “철저히 소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백악관 관계자는 전했다.
대청소와 동시에 배관공, 목수, 엔지니어는 16개에 달하는 대통령 관저 방들 점검에 들어간다. 객실들은 새 대통령 가족의 필요에 따라 용도가 바뀔 수도 있다. 일례로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때는 미용실로 쓰이던 방이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배런의 공부방으로 바뀌었다. 대통령 집무공간인 ‘오벌 오피스’도 대통령 취향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취임 당시 오벌 오피스에 전시됐던 윈스턴 처칠의 흉상을 마틴 루터킹 주니어 목사의 흉상으로 교체한 바 있다.
대통령 취임식도 대부분 온라인 행사로 대체된다. 취임 선서가 끝나면 대통령은 일반적으로 오후 2시30분쯤 취임 퍼레이드를 한다. 새 대통령은 알링턴 국민묘지에서 헌화한 뒤 백악관으로 가는 경호차에서 내려 새 대통령 환영 인파를 맞이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와 테러 위협으로 백악관 인근이 봉쇄됐다. 대신 백악관은 워싱턴 내셔널몰을 미국 국기 19만1500개로 채웠다. 미국 국기들은 코로나19로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미국인을 상징한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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