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장윤주 "'베테랑' 이후 6년만에 컴백, 스크린 복귀 자신 없었다"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장윤주(41)가 "6년 만에 스크린 컴백, '베테랑' 이후 연기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휴먼 영화 '세자매'(이승원 감독, 영화사 업 제작)에서 안 취한 척하는 골칫덩어리 셋째 미옥을 연기한 장윤주. 그가 20일 오전 진행된 국내 매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세자매'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세자매'는 어렸을 때 겪은 고통과 상처를 내면에 숨기며 나무랄 데 없는 가정주부로 가식의 가면을 쓴 둘째, 반항하는 딸과 가끔 찾아와 돈만 받아 가는 남편 때문에 바람 잘 날 없지만 그럼에도 괜찮은 척하며 늘 자매에게 미안하다 속죄하는 첫째, 안 취한 척하며 잘해보려고 노력하지만 자꾸만 실수를 반복해 인생이 꼬인 셋째까지 평범할 수 있는 가족의 이야기를 날카롭고 섬세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특별하게 그려냈다.
더불어 '세자매'는 문소리를 주축으로 김선영, 장윤주까지 친자매를 방불케 하는 케미스트리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세계가 인정한 톱 모델이자 싱어송라이터, 그리고 배우로 다양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장윤주가 스크린 데뷔작인 '베테랑'(15, 류승완 감독) 이후 6년 만에 '세자매'로 컴백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세자매'에서 날마다 술과 함께하며 365일 취해 있는, 슬럼프에 빠진 극작가 미옥 역을 맡은 장윤주. 그는 거침없는 말과 행동으로 남편과 의붓아들을 당황하게 만들지만 겉과 달리 따뜻한 마음을 가진 미옥으로 '베테랑' 속 미스봉을 뛰어넘는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 술에 취해 발그레한 민낯과 샛노란 탈색 머리 등 파격적인 캐릭터로 변신에 성공한 장윤주는 '세자매'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날 장윤주는 6년 만의 컴백에 대해 "사실 나는 서울예술대학교 영화과 출신이다. 10대 때 데뷔를 했는데 그때 막연하게 단순하게 찍히는 사람이 아닌 찍는 사람이 되고 싶어 영화과를 지원했다. 연기 외에도 연출을 배워보고 싶었다. 신기하게 모델 데뷔 했을 때 18살이었는데 그때부터 영화 제안이 꾸준하게 들어왔다. 자주는 아니지만 2년에 한 번 꼴로 캐스팅 제의가 왔고 신인 때는 더 자주 캐스팅 제의가 왔다. 실제로 감독과 직접 미팅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는 패션 모델이라는 일에 집중했고 해외 활동을 많이 해서 영화 제의를 거절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배우 손예진, 정우, 한혜진을 비롯해 '조제'의 김종관 감독, '결백'의 박상연 감독도 모두 영화과 동기다. 친구들이 영화 쪽에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다 '베테랑'을 제안 받고 재미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처음에는 작품을 거절했는데 황정민, 류승완 감독 등 사람이 너무 좋아 선택하게 됐다. '베테랑' 이후 제안이 많이 들어왔는데 겁이 많이 났다. '미쓰봉 캐릭터와 비슷한 캐릭터를 이어가는 게 맞을까?' 싶었다. 연기에 대한 나의 진실된 마음,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 연기를 한다는 게 고민이 많이 됐고 조심스러웠다"며 머쓱하게 웃었다.
또한 "성격 자체가 에너지도 많지만 섬세하고 꼼꼼한 부분도 많다. 스스로에게 인색할 수 있고 정말 신중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베테랑' 개봉 시기에 결혼도 하고 이후 아이도 출산해서 이후 작품 제의를 더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를 낳고 나서도 작품이 들어왔지만 나의 복귀가 드라마, 영화는 아닌 것 같았다. 자신이 없었다. 그러다 '세자매'라는 작품을 받았고 실제로 딸 셋의 막내로 자라 공감이 됐다. 여기에 문소리, 김선영 선배가 같이 한다고 해서 매력적인 조합인 것 같았다. 그때부터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며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이렇게 큰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캐릭터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런 이야기를 프로듀서이기도 했던 문소리 선배한테 모두 털어놨고 이런 나를 잘 설득하고 리드해줬다. 이미 내 안에 '세자매'의 미옥을 하고 있더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다 한 달간 고민 끝에 내 정말 가장 친한 친구인 그림 그리는 작가가 탈색을 제안했다. 작품을 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없었던 와중에 머리를 바꾸라는 아이디어가 큰 힘이 됐다. 그 당시 가면이 필요했던 것 같다. 이미지가 바뀌면서 내가 작품에 들어갈 수 있었던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장윤주는 "일단 '세자매'를 잘 만들어냈고 깊이 들어갔다. 그런 작업을 해보고 나니까 앞으로 연기적인 제안이 들어왔을 때 거절만 할 게 아닌 것 같다. 나와 인연이 닿는 작품이라면 앞으로 적극적으로 해봐도 좋을 것 같다. 친해지고 싶다는 자신감은 생겼다. '세자매' 이후 작품을 거절하지 않고 배운다는 마음으로 임하려고 한다. '세자매'는 나에게는 변화의 시작이고 전환점이 됐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세자매'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소심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가 출연하고 '해피뻐스데이' '소통과 거짓말'의 이승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에스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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