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요 207번 외쳤지만..' 제자 성폭행한 전 대학교수 항소 기각
제자를 유사강간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받은 전 대학교수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이 유지됐다.
광주고법 제주재판부 형사2부(왕정옥 부장판사)는 유사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제주대학교 교수 A(62)씨가 제기한 항소를 20일 기각했다.
A씨는 1심 선고대로 징역 2년 6월과 성폭력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시설에 10년간 취업제한이 그대로 유지되게 됐다.
공소사실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9년 10월 30일 오후 5시 30분쯤 학교에서 자신의 수업을 듣는 학생 B씨를 면담하겠다며 만나 한 식당에서 식사하며 술을 마신 뒤 B씨를 노래주점으로 데려갔다.
A씨는 노래주점에서 B씨에게 자신의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지도록 강요하며 유사강간을 시켰다.
B씨가 휴대전화를 이용해 녹음한 파일에는 207차례나 싫다며 저항의 의사를 밝힌 것이 기록됐다. ‘집에 가고 싶다’, ‘나가고 싶다’, ‘만지지 말라’는 말과 비명도 수십차례 녹음됐다.
노래주점 복도에 설치된 CCTV 영상에는 밖으로 도망가려는 B씨를 데려오는 A씨의 모습도 찍혔다.
B씨는 지난해 7월 16일 피해자 진술을 듣는 2차 공판에서 “노래주점에서 안주를 주는 척하더니 입에 손가락을 넣었다”며 “이후 그 행위(유사강간)가 이뤄졌고, 교수가 안경을 고쳐 쓰는 틈을 타 문을 열고 도망쳤다”고 증언했다.
B씨는 또 “졸업 후 평범한 회사원을 꿈꿨지만, 트라우마로 악몽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수백번 거부 의사를 표시했지만 억지로 붙잡아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1심 법원이 정한 형량이 재량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피해자가 이후 우울증 증상이 악화하고, 학업을 포기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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