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클라이밍] 초보자 암벽화.. 바위에 찰싹, 나도 스파이더맨!

글 서현우 기자 2021. 1. 2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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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 암벽화 구입 요령 및 관리법..
해외 매거진이 꼽은 최고의 초보자용 암벽화는?
새해가 밝으면 무엇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진다. 밖에서 활동하기에는 너무나 추운 겨울, 비싼 장비를 구입할 필요 없이 신발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실내 운동 스포츠클라이밍에 입문하기 좋은 계절이다. 최근에는 스포츠클라이밍 인기에 힘입어 실내암장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어 접근성도 좋아졌다.
스포츠클라이밍은 암벽화만 있으면 된다. 사실, 암벽화가 없어도 웬만한 실내암장(클라이밍 센터)에서는 대여용 암벽화가 상비돼 있어 맨 몸으로 가서 체험해 볼 수 있다. 물론 한 번만 해볼 것이 아니라, 진득하게 클라이밍에 도전해 볼 생각이라면 암벽화를 구매해야 한다.
암벽화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30년대다. 접지력이 좋은 고무를 신발 바닥에 부착해 바위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만들었다. 당시 등반가들은 “바위에서 미끄러져 떨어져도 암벽화는 바위에 붙어 있겠다”고 놀라워할 정도였다.
90년이 지난 현재, 암벽화는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다. 초보자를 위한 암벽화 구입 요령 및 관리법,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호평 받은 초보자용 암벽화들을 정리해서 소개한다.
12월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실내암장은 휴업 중이다. - 편집자 주
슬립온+다운토 형태의 숙련자용 암벽화.
바위 초보자는 이렇게
첫 암벽화는 향후 스포츠클라이밍 인생을 좌우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초보자들은 보통 발에 체중을 적절히 싣지 않고, 과하게 상체를 사용해 오르려고 한다. 이때 발에 잘 맞지 않는 암벽화를 신고 있다면 더더욱 상체만을 고집스럽게 이용하게 되고, 이는 실력 향상을 저해할뿐더러 불균형한 근육 사용으로 부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예전에는 무조건 암벽화는 작게 신으라고 강조했다. 암벽화는 작게 신어야 성능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자인 선수의 경우 발 사이즈가 230mm지만, 암벽화는 205mm를 신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조여드는 암벽화의 고통에 초보자들이 금방 등반에 흥미를 잃는 경우가 많아지자 조언의 기준이 달라졌다. 너무 작게 신지 말고, 운동화 사이즈에 맞춰서 편하게 신으라고 권하는 것이 대세가 됐다.
하지만 너무 큰 사이즈의 암벽화를 구매하면 발 기술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암벽화를 신을 때 발뒤꿈치 쪽에 손가락이 들어간다거나, 너무 편하게 신어진다면 이는 너무 큰 것이다.
그렇다면 잘 맞는 암벽화는 무엇일까? 초보자들은 지금 신은 암벽화가 자기에게 맞는 건지 아닌지 잘 파악하기 어렵다. 체크해 볼 것은 딱 3가지, 발볼과 발뒤꿈치, 발등이다. 이 세 부위가 암벽화에 밀착돼 있어 안에서 겉돌지 않으면 자기한테 잘 맞는 암벽화인 것이다. 암벽화를 신은 채 서서 발목돌리기를 해보며 이 부위들이 안에서 겉돌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암벽화 구분기준 3가지
이제 매장으로 가자. 진열대에 형형색색의 수많은 암벽화들이 반겨 준다.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다 차이가 있다. 암벽화를 사기 전에 먼저 암벽화를 구분하는 기준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암벽화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발을 고정시켜 주는 형태, 신발 바닥(정확히는 신발골LAST)의 형태, 신발의 각도PD(Pointed Degree)다.
첫 번째 발을 고정시켜 주는 형태는 크게 3가지 슬립온(슬리퍼라고도 한다), 레이스-업, 벨크로로 나뉜다. 슬립온은 고무밴드로 발등을 잡아 주는 것이고, 레이스-업은 흔히 보는 끈 형태, 벨크로는 일명 ‘찍찍이’다. 초기 암벽화는 대부분 레이스-업, 즉 끈 형태였지만 지금은 벨크로가 대세다. 과거에는 내 족형에 잘 맞는 벨크로 제품을 찾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기술의 발달과 제품의 다양화로 벨크로 제품도 뛰어난 착화감을 자랑한다.
따라서 초보자라면 굳이 레이스-업이나 슬립온을 선택하기보다 벨크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발볼이 너무 얇은 소위 ‘칼발’이거나, 발볼이나 발등이 너무 두꺼운 경우에는 레이스-업 제품을 구매해서 자신의 발에 맞게 끈 길이를 조절해서 신어야 한다.
두 번째는 신발 바닥의 형태다. 보통 신발은 바닥이 평평하게 설계되지만, 일부 암벽화는 바닥이 휘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바닥을 휘게 만드는 까닭은 발의 밀착감을 증진시키고, 발을 엄지발가락 쪽으로 모아 줘서 등반할 때 작은 홀드를 발가락으로 찍어 올라설 수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신발 바닥의 형태는 총 3가지다. 평평하면 플랫토Flat toe라고 부르고, 발 아래로 휘어져 있으면 다운토Down toe, 발 위로 휘어져 올라가면 어퍼토Upper toe라고 부른다. 어퍼토 제품은 마찰력을 얻기 용이해 슬랩(평평하고 매끄러운 넓은 바위)을 오를 때 주로 사용하지만, 성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등반 환경이 제한적이라 많이 사용하진 않는다.
초보자라면 다운토 제품은 발에 심한 고통이나 압박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휜 정도가 낮은 플랫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만약 해외 제품 구매를 검토하고 있다면 해외에서는 바닥의 형태를 ‘다운턴Downturn(하강 정도)’이라고 칭하고, 평평하면 플랫Flat, 중간 정도로 휘어져 있으면 슬라이트Slight나 모더레이트Moderate, 더 많이 휘어져 있는 경우에는 어그레시브Aggressive라고 표기한다는 점을 알아두면 좋다.
세 번째는 신발의 각도다. 위에서 암벽화를 내려다봤을 때 얼마나 엄지발가락 쪽으로 휘어져 있는가를 의미한다. 제품 설명에 PD, RN 뒤에 숫자가 붙은 경우가 있는데 이는 해당 암벽화의 휘어진 각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엄지발가락의 길이, 등반 숙련도 등에 따라 적합한 신발의 각도가 따로 있다. 초보자는 너무 많이 휘어 지지 않고 고통스럽지 않은 선에서 내 발에 맞는 각도의 암벽화를 사면 된다.
한 가지 더. 신발의 강도에 따라서도 구분된다는 것을 알아두면 좋다. 암벽화는 다소 딱딱한 것과 부드러운 것으로 나눠진다. 이를 섞어 앞코만 딱딱하고, 미드솔(중창)은 부드러운 경우도 있다. 대개 딱딱한 것은 오랫동안 암벽을 오르는 난이도(리드) 등반, 부드러운 것은 짧은 거리를 오르는 볼더링 등반에 적합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등반 형태에 따라 고르면 되지만, 초보자라면 발의 피로가 덜한 단단한 암벽화를 권한다.
많이 신어보고 구매해야
이제 암벽화 고르는 법, 맞게 신는 법, 종류도 다 알았으니 바로 사면 될까? 답은 X다. 이론을 알았다고 해도 실제로 암벽화를 신어보고, 직접 홀드에 매달려보지 않으면 내 족형, 나한테 맞는 암벽화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니 구매하기 전에 먼저 실내암장으로 가서 여러 암벽화를 대여해서 사용해 보길 추천한다. 작은 사이즈도 신어보고, 다운토도 신어보고, 휘어진 각도가 큰 것도 신어보며 나한테 맞는 암벽화를 찾은 다음,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아 구매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암벽화 관리
■ 암벽화의 바닥창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한다. 흙이나 먼지, 기름, 나무의 수액 등은 암벽화 창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등반을 하지 않을 때는 암벽화를 신고 돌아다니지 말자.

■ 암벽화는 직사광선과 열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관한다. 특히 여름철 뜨거운 차 안에 장시간 방치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암벽화를 뜨거운 곳에 보관하면 신발 천과 창 사이의 접착제가 늘어나고 약해져서 떨어질 수 있다.

■ 암벽화는 한 번 사용 후 다음 사용하기 전까지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완전히 건조시켜야 한다. 땀이나 습기에 젖은 상태로 방치되면 재봉선이나 가죽이 부식될 수 있다. 신문지를 뭉쳐 암벽화 안에 넣어놓으면 암벽화의 형태도 유지하고 습기도 제거할 수 있다.

■바닥창의 고무가 얇아지기 시작했을 때 곧바로 창갈이를 하는 것이 좋다. 너무 늦어지면 암벽화의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레이스-업 형태의 암벽화. 신발 폭을 세밀하게 조절해 발에 딱 맞게 신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 매거진이 꼽은 2020 베스트 초보자용 암벽화는?
초보자가 신기에 가장 좋은 암벽화는 어떤 제품일까? 사실 특정 제품을 딱 지목하기는 매우 어렵다. 암벽화는 등반 대상, 등반 방식, 개인 족형 등에 따라 최적의 제품이 따로 있다. 스포츠클라이밍 선수들도 여러 켤레의 암벽화를 준비해 둔 후, 종목이나 홀드 상태, 구사해야 하는 동작 등을 고려해 암벽화를 갈아 신고 출전한다.
그래도 첫 암벽화로 적합한 몇 가지 제품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해외 매거진이 꼽은 2020 베스트 초보자용 암벽화다.
라 스포르티바 타란툴라La Sportiva Tarantulace
<기어정키>, <클라이머뉴스> 선정
딱히 어떤 등반이나 동작을 구사할 때 좋은 암벽화라고 할 순 없지만, 모든 등반에 두루두루 좋은 성능을 내는 암벽화다. 동일한 제원의 벨크로 제품도 있지만 <클라이머뉴스>는 “암벽화가 낯선 초보자들은 레이스-업 형태로 암벽화의 밀착 정도를 조절하며 암벽화와 친해지는 시간을 보내는 게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이볼브 디파이Evolv Defy
<99볼더스> 선정
앞서 소개한 암벽화와 동일하게 가성비와 내구성이 뛰어난 제품이다. <99볼더스>는 “특히 실내암장에서 자주 구사하게 되는 스미어링(마찰력을 이용해 홀드를 딛고 일어서는 기술)에 적합해 초보자들이 발기술을 연습, 숙련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평가했다.
부토라 엔데버Butora Endeavor
<스위치백트래블> 선정
최근 미국에서 급격히 가성비 좋은 암벽화로 떠오르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이름은 ‘부토라’, 남희도 사장이 만든 국산 브랜드다. 부토라 암벽화 중 ‘엔데버’는 편안함과 통기성, 가성비로 이름이 높아 <스위치백트래블>은 “실내암장에서 하루 종일 운동하고 싶다면 엔데버를 신고 있으면 된다”고 평할 정도다.
스카르파 오리진Scarpa Origin
<아웃도어 와일드링> 선정
오리진은 스카르파의 초보자용 암벽화 라인 중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제품으로 꼽힌다. 다른 초보자용 암벽화의 특징과 마찬가지로 저렴하고, 편안하며 내구성이 좋다. 또한 발에 길들이는 시간이 짧은 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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