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장밋빛 뉴스 안심 금물..감염병 의료체계 '오답노트' 만들어야"
지난해 1월 인천공항 입국한 중국인 증상..병원 이송 뒤 첫 확진 판정
1년간 1,300여명 확진자 치료..'드라이브 스루' 진단방식 첫 고안도
소강상태던 8월 인력·병상 확보 타이밍 놓쳤다가 3차 대유행 이어져
국내 공공병원 비중 5% 불과..해외 20~30%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모든 질병 정책 정은경 청장 입에서 나와야..非전문가가 흔들면 안돼
인천광역시 동구 방축로에 위치한 인천의료원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가장 오랫동안 싸워온 병원이다. 지난해 1월 20일 발생한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를 맡아 치료를 시작한 후 지난 1년간 1,300여 명에 달하는 코로나19 환자들이 인천의료원을 거쳐 갔다. ‘코로나19와의 전쟁’ 최전선에서 가장 기나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 발생 1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국내 감염병 대응시스템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19일 서울경제가 만난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은 “온갖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지만 현실은 기존 의료 체계의 부족한 점을 이제야 발견한 수준”이라며 “확진자 숫자가 바뀌면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만 조절할 뿐 감염병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김 과장은 국내 의사 가운데 가장 먼저 코로나19 확진자를 맡아 치료한 바 있다. 그런 그가 무엇보다 경계하고 나선 것은 실체 없는 낙관론이다.
김 과장은 “최근 들어 해외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국내도 전담 병상이 다시 여유를 찾으면서 흘러나오는 장밋빛 뉴스가 가장 우려스럽다”며 “경로를 알 수 없는 일상 속 감염이 끊이지 않는 만큼 당국도 긴 안목을 갖고 대책을 준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를 포함한 의료진 모두 낙관론을 경계하는 것은 지난 세 차례의 코로나19 대유행을 통해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앞서 발병한 신종플루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등 반복되는 신종 감염병 사태를 이겨내기 위해 무엇보다 공공 의료 인프라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의료진은 입을 모았다. 조 원장은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알 수 있듯 감염병 대응에 있어 공공 의료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공공 병원 비중이 전체 병원의 5%에 불과하고 병상 수로 따져봐도 10% 수준”이라며 “공공 병원이 제구실을 하려면 최소한 일본이나 미국처럼 비중을 20~30%까지는 높여야 하는데 공공 병원 3곳을 더 짓고 9곳의 시설을 개선하겠다는 정부 안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과장은 “새로운 감염병이 들이닥쳐도 공공 병원이 제대로 대처하려면 단지 병상 수만 늘리는 것을 넘어 중증 환자도 치료할 수 있도록 인력과 장비를 전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가 주목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진단법을 처음 고안한 김 과장은 “지금은 요긴하게 쓰고 있지만 5~10년 뒤에도 드라이브 스루가 사용되고 있다면 그것은 후진국이라는 방증”이라며 “실내 어디서든 공기 전파의 위험 없이 진단 검사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코로나19를 묵묵히 버텨내고 있는 국민들에 대한 감사와 함께 당부 메시지도 전했다. 김진실 간호사는 “모두가 지쳐가는 시기인 만큼 흩어진 집중력을 다시 가다듬을 때”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잘 준수하면서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인천=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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