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워싱턴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존 레스터[슬로우볼]

안형준 2021. 1.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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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레스터가 워싱턴에서 새롭게 출발한다.

워싱턴 내셔널스는 1월 19일(한국시간) 베테랑 좌완 존 레스터와 1년 계약에 합의했다. 조시 벨, 카일 슈와버를 영입하며 타선을 보강한 워싱턴은 선발 로테이션까지 보강했다. 레스터는 1년 5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에 합의했다. 지난 6년 동안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초 고액 연봉자였던 레스터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연봉을 받게 됐다.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웠다. 이미 37세가 된 레스터는 이제 선수 생활이 황혼기에 접어든 노장이다. 화려했던 전성기는 지났고 노쇠화도 피하지 못했다. 성적도 하락하고 있고 2020시즌에는 데뷔 후 가장 좋지 못한 성적을 썼다.

레스터는 2020시즌 시카고 컵스에서 12경기에 등판해 61이닝을 투구하며 3승 3패, 평균자책점 5.16을 기록했다. 2006년 데뷔 후 한 번도 5점대 이상의 시즌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적이 없었던 레스터는 처음으로 생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8년 3.32였던 평균자책점은 2019년 4.46으로 올랐고 지난해에는 5.16까지 높아졌다.

워싱턴 역시 레스터에게 에이스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워싱턴은 이미 많은 에이스들을 보유하고 있다. 맥스 슈어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패트릭 코빈까지 강력한 투수들이 있다. 레스터는 이들의 뒤를 받치며 4-5선발 역할만 해줘도 된다. 겨우 7개월 늦게 태어난 슈어저가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슈어저가 특별한 것일 뿐 레스터가 빠르게 기량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기대치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대를 할만한 요소들은 있다.

레스터는 강속구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투수가 아니다. 물론 20대 중반에는 레스터도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95마일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 93마일 미만으로 낮아졌고 18승을 거둔 2018년에도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91마일에 그쳤다. 물론 2019년 시속 90.6마일, 2020년 시속 89.4마일로 더욱 떨어지기는 했지만 패스트볼 구속에 의존하는 투수가 아닌만큼 영향은 적을 수 있다.

원래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었던 탈삼진 능력은 최근 크게 떨어졌지만 제구력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레스터는 지난해 9이닝 당 2.51개의 볼넷을 허용해 최근 4년 중 가장 좋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본적인 제구력이 유지된다면 급격히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

포심의 구속과 위력이 감소됐지만 주무기인 커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레스터의 커터는 허용한 타구 질을 고려한 지표인 기대 가중출루율(xwOBA) 0.313을 기록했다. 이는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던 2016년 0.312와 거의 비슷한 수치. 레스터는 여전히 제구력과 커터라는 좋은 무기를 쥐고 있다.

땅볼을 많이 유도하는 투수로서 여전히 많은 공을 땅에 붙잡아두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레스터는 지난해 땅볼 유도율 48.3%를 기록해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평균을 웃도는 수치. 구위의 하락으로 피홈런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땅볼은 담장을 넘어갈 수 없다.

2006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데뷔해 보스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컵스를 거치며 빅리그에서 15년을 활약한 레스터는 통산 424경기 2,598.2이닝을 소화하며 193승 111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중이다. 다음시즌 7승만 더 올린다면 통산 200승 고지를 밟을 수 있다. 레스터 입장에서도 충분히 동기부여가 될만한 상황이다. 2008년 빅리그 풀타임 선발투수가 된 후 2019년까지 꾸준히 시즌 30경기 이상에 선발등판한 레스터는 부상과는 거리가 있는 건강한 투수다. 로테이션을 지킨다면 7승 이상을 거둘 가능성은 충분하다.

화려한 경력을 쌓은 '빅게임 피처' 레스터는 로테이션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새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에이스가 아닌 4선발로 새롭게 출발하는 레스터가 과연 워싱턴 유니폼을 입고 어떤 피칭을 펼칠지, 슈어저의 계약 마지막 시즌을 맞이한 워싱턴이 '빅게임 피처'와 함께 가을야구에 나설 수 있을지 2021시즌 동부지구 향방이 주목된다.(자료사진=존 레스터)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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