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영웅들의 각축장..K리그 판이 커진다 [스토리 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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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의 르네상스는 누가 뭐래도 2002년 한·일 월드컵이다.
황선홍과 최용수는 탁월한 지도력으로 K리그를 호령했다.
감독의 세대교체에 앞장 선 이들의 합류로 K리그의 스토리는 한층 풍성해졌다.
한 축구인은 "2002년 월드컵 스타들의 합류는 K리그의 흥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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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이 흐른 지금, 23명의 전사들은 모두 은퇴했다. 제2의 인생을 위해 각자의 길을 찾아 나섰다. 크게 지도자와 행정가, 방송으로 나뉘는 가운데 지도자가 대세를 이룬다. 아무래도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했다.
주장 홍명보는 올림픽대표팀을 거쳐 국가대표팀까지 지휘했다. 황선홍과 최용수는 탁월한 지도력으로 K리그를 호령했다. 황선홍은 부산 아이파크~포항 스틸러스~FC서울~대전하나시티즌을 맡았고, 최용수는 FC서울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둘은 지난 시즌 도중 지휘봉을 내려놓긴 했지만 언제든 복귀가 가능한 능력자들이다. 유상철은 대전~전남 드래곤즈~인천 유나이티드 사령탑을 거쳤고, 윤정환은 울산 현대 수장을 지냈다.
지난 시즌엔 설기현(경남FC)과 김남일(성남FC)이 초보 감독 타이틀을 달고 신고식을 했다. 지도자 수업을 충실히 해온 덕분에 둘 다 인정받은 한 해였다. 올 시즌엔 이민성이 대전을 맡았다. 올림픽대표팀 수석코치 등 오랜 기간 코치 경험을 해 기초가 탄탄하다. 감독의 세대교체에 앞장 선 이들의 합류로 K리그의 스토리는 한층 풍성해졌다.
올 시즌 홍명보의 현장 복귀는 가장 뜨거운 이슈다. 3년 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지낸 후 지난해 말 울산 감독에 선임됐다. K리그 지도자는 처음이다. 2년 연속 리그 준우승에 머문 울산 입장에선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그는 “우승과 함께 꾸준히 우승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한솥밥을 먹고 비슷한 시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도전했던 절친 이영표와 박지성은 애초 감독 욕심이 없었다. 대신 행정으로 한국축구를 돕고자 했다. 특히 유럽 무대에서 보고 배운 구단 운영을 적용하고 싶어 했다. 구단의 실무적인 뒷받침 없이 클럽 우승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들은 잘 알고 있다.
둘은 마침내 뜻을 이뤘다. 이영표는 강원FC 대표이사, 박지성은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를 각각 맡았다.
이영표의 대표 발탁은 그야말로 파격이다. 하지만 그의 풍부한 경험과 판단력은 강원의 수준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는 “축구를 잘하는 것과 팬들에게 매력을 발산하는 것, 재정적으로 안정되는 것 3박자가 균형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지성의 역할에 대한 기대도 크다. 그는 2017년 11월부터 1년여 동안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을 맡아 행정이 낯설지는 않다. 프로 선수와 유소년 선발, 육성, 스카우트, 훈련시스템 등에 관해 조언할 예정인데,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월드컵 전사들은 그동안 자신이 갈고 닦은 비장의 무기를 들고 K리그 무대에서 마주 섰다. 선의의 경쟁으로 K리그의 판은 커질 것이다. 한국축구의 수준도 높아질 전망이다. 한 축구인은 “2002년 월드컵 스타들의 합류는 K리그의 흥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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