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다주택 양도세 올리자 지난해 주택 증여 역대 최고

정순우 기자 2021. 1. 2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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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세율이 양도세율보다 낮아 전세 끼고 증여땐 절세 효과도

정부가 주택 보유세 및 다주택자 양도소득세를 함께 올린 여파로 지난해 주택 증여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高價) 주택 비율이 높은 서울뿐 아니라 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지방에서도 증여가 활발했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 주택 증여 건수는 13만4642건으로 2006년 통계 작성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1개월치 통계만 집계했음에도 이전 최고치인 2018년 연간 증여 건수 11만1863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국 17개 시·도 중 11곳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증여가 이뤄졌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모든 지역에서 주택 증여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지방 광역시와 지난해 전국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세종도 통계 집계 후 가장 많은 주택 증여가 이뤄졌다.

정부는 지난해 7월 ‘7·10 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 내에 주택을 두 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세율을 10%포인트 높였다. 이로써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은 10~20%에서 20~30%가 됐다. 양도세 최고세율이 42%에서 45%로 높아지기 때문에 3주택자는 양도세율이 최고 62%에서 75%로 높아지는 것이다.

반면 증여세율은 양도세에 비해 낮다. 과세 대상 자산의 가격을 구간별로 나눠 금액이 커질수록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데, 10억원까지는 최고 30%다. 30억원이 넘는 부분의 세율도 50%로 다주택자 양도세율에 비해 낮다. 특히 전세를 낀 상태로 증여하는 ‘부담부증여’를 활용하면 절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양도세 역시 증여세와 마찬가지로 양도가액이 커질수록 높은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양도 자산과 증여 자산으로 배분함으로써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부부 또는 부모 자식 사이에는 일정 금액까지 증여세를 면제해주는 제도도 있다.

이처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피해 증여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은 7·10 대책이 발표될 때부터 나왔다. 그러자 정부는 증여를 받는 사람에게 부과하는 증여취득세를 3.5%에저 12%로 인상하기로 했다. 그 영향으로 7월 2만1499건이던 증여 건수가 10월 1만1430건까지 줄었지만 11월 들어 다시 1만5393으로 늘어났다.

최근 들어 증여가 다시 늘어나자 여당에서는 증여세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다주택자 퇴로가 모두 막힌 상황에서 증여세율을 높인다고 하면 규제 강화 전에 증여가 몰리면서 시장 매물이 줄어드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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