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결과 왜곡"..학계도 '가습기메이트 무죄' 비판
[앵커]
지난 12일, 가습기살균제 제품 '가습기메이트' 제조 판매 업체에 재판부가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피해자들뿐 아니라 학계와 연구자들도 재판부가 연구결과를 잘못 이해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손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옥시 제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낳은 '가습기메이트'.
제품을 만들고 판 SK케미칼과 애경, 이마트 등에 대한 1심 선고 결과는 무죄였습니다.
재판부가 제품 원료 성분이 폐 질환이나 천식을 일으키거나 악화시켰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본 겁니다.
피해 조사가 이뤄진 지 10년이 지나 나온 허무한 무죄 판결에, 피해자들은 오열했습니다.
[조순미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 그것이 다 증거인데, 그 증거조차 인정하지 못하는 사법부나 가해 기업, 정부 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용서할 수 없습니다.]
재판 증인으로 나섰던 학계와 연구자들도 한목소리로 판결을 비난했습니다.
재판부가 동물실험 결과를 토대로 가습기살균제 속 CMIT와 MIT 성분이 폐 질환을 유발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는데, 동물실험은 부차적인 것일 뿐 동물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독성도 많다는 겁니다.
또, 인과관계를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는 전문가의 증언 취지를 피해를 입증할 수 없다는 것으로 재판부가 잘못 받아들였다고 꼬집었습니다.
[김성균 / 서울대학교 환경보건학과 교수 : 이번 형사 재판의 판결 대상은 기업의 위법 행위가 아니고 과학과 연구가 갖게 되는 본질적 한계점이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CMIT와 MIT를 마음껏 흡입하게 해도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2심에서는 피해 증명 수준을 낮추고 과학자로 구성된 자문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박태현 /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피고인들이 산출한 위험에 대한 기본적인 비난 가능성, 그리고 물질과 피해와의 인과성을 엄격히 확정하기 어렵다는 이 사건의 특성을 고려해 증명의 정도를 낮게 설정하는 게 필요하다.]
피해자들은 해당 기업의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검찰 역시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한 기업 책임자들에게 면죄부를 줬다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YTN 손효정[sonhj071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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